[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의 국가대표 콘텐츠 단독 중계권 계약을 계기로 글로벌 확장을 시도한다. 국가대표 콘텐츠 유통 범위를 확대해 한국 e스포츠에 대한 해외 팬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e스포츠 콘텐츠 산업화를 본격화한다는 청사진이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컵 대회 '케스파(KeSPA)컵'과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콘텐츠가 디즈니플러스에서 단독 중계된다. 중계권 계약은 내년 12월까지다.
업계 안팎에선 이러한 시도가 새로운 e스포츠 시청자 유입과 지속가능한 수익모델(BM)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유료 방송인 OTT 플랫폼을 통해 e스포츠 리그를 독점 중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엔 대회를 총괄하는 게임사와 주최사가 인하우스 혹은 외주를 활용해 제작한 콘텐츠를 무료 기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유통해 왔다. 경기력 중심의 생중계 콘텐츠와 무료 중계 시스템을 통해 시청자 저변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10~30대를 중심으로 팬덤이 형성되며 리그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각종 e스포츠 콘텐츠는 글로벌 확장을 위한 시도를 해왔다. 케스파컵은 단기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러지는 국내 e스포츠 대회로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한 경기 특성상 스폰서십 확대 측면에선 한계가 뚜렷했다. 여기에 전통 스포츠 산업에 형성돼 있는 중계권 기반 수익모델(BM)이 아직 자리잡지 못한 한계도 있다. 관련 업계로썬 지속 가능한 BM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 해법을 한국 e스포츠 협회는 OTT를 통해 찾으려 하고 있다. 최근 스포츠 콘텐츠가 OTT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 및 2차 창작 콘텐츠를 송출하는 구조가 정착하면서 새로운 시청자 층을 확보하는 흐름에 주목한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KBO)의 경우 지난 2024년 국내 OTT 플랫폼 티빙과 독점 중계권 계약을 맺은 후 관중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632경기만에 관중 수 1085만명을 기록,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관련 업계는 야구팬 누구나 40초 미만 분량의 경기 숏폼 영상을 SNS 등지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한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협회와 디즈니플러스의 파트너십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핵심은 협회가 보유한 대회 영상과 선수 관련 콘텐츠, 2차 창작 콘텐츠 등 다양한 자산을 사업화하는 것이다. 협회로썬 지식재산(IP) 확장과 동시에 해외 e스포츠 팬들의 접근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계약 과정에서 디즈니플러스가 생중계 콘텐츠를 전 세계로 동시 송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의 플랫폼 특성상 가족 단위 시청자 비중이 높아 중·장년층을 비롯한 새로운 연령층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스포츠가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판단이다.
e스포츠협회 한 관계자는 "픽사, 마블, 내셔널지오그래픽, ESPN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하며 폭넓은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최근 FC 바르셀로나 친선 경기를 라이브 스트리밍하는 등 스포츠 라이브 영역에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e스포츠 중계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첫 시험대로 케스파컵이 낙점된 이유는 시기적인 측면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당 리그는 롤의 프로 리그인 LCK 스토브리그 마무리 후 처음 개최되는 경기다. 각 팀의 리빌딩 결과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글로벌 팬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다. 이를 통해 e스포츠 콘텐츠와 OTT 플랫폼의 시너지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국가대표 선발·관리 체계 구축 방향이 핵심 현안으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의 국가대표 운영 시스템을 소개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케스파컵 중계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 층을 확보한 후, 2026년 아시안 게임 e스포츠 경기 중계를 통해 이 같은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한국의 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 모델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고, 해외 팬덤·업계 차원의 관심도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에 적합한 시점"이라며 "산업적 잠재력과 수익성이 입증된다면 전통 스포츠 산업에서 자리 잡은 중계권 기반 BM이 e스포츠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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