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스닥 상장사 '더테크놀로지'가 실질적 최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전환사채(CB) 투자를 결정하면서 시장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기업이 무리한 투자를 단행한 데다, 해당 CB의 전환가액 역시 주가를 하회해 당장 차익 실현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엔에스인더스트리펀드의 최대주주가 디비인베스트먼트와 패스트라운드로 변경됐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멀토는 보유 주식 40주(80%)를 디비인베스트먼트와 패스트라운드에 피엔에스인더스트리펀드 주식을 각각 20주(1주당 1억원)씩 매각했다.
피엔에스인더스트리펀드는 코스닥 상장사 더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다. 더테크놀로지 입장에서는 실질적 최대주주가 기존 멀토에서 디비인베스트먼트와 패스트라운드로 변경된 셈이다.
눈길을 끄는 건 더테크놀로지가 실질적 최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CB 투자를 결정했다는 점이다. 더테크놀로지는 상상인저축은행으로부터 엑시큐어하이트론 제26회차 CB를 사들일 계획이다. 투자예정금액은 39억6000만원으로, 이자가 포함된 액수다.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 결정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엑시큐어하이트론의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고 있어 차익실현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901원이지만, 주가는 3일 종가 기준 619억원이다. 차익 실현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상폐 리스크에 직면한 기업이 외부 CB에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의 배경에 새 최대주주인 디비인베스트먼트의 네트워크가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올해 1월 기준 디비인베스트먼트는 엑시큐어하이트론의 2대주주 리드유니온(지분 19.82%)의 주요 출자자였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 결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디비인베스트먼트는 리드유니온 지분 4.85%를 보유 중이었다.
문제는 더테크놀로지의 경영 상황이 투자 여력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상장폐지에 직면해 있는 탓에 사업 정상화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더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하반기(7억 미만)와 지난해 4분기(3억 미만) 그리고 올해 1분기 매출액(3억 미만)이 모두 기준치에 미달했다. 이에 더테크놀로지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고, 이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7월 더테크놀로지에 대해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그 결과 더테크놀로지는 정리매매기간(9월9일~17일)을 거쳐 상폐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더테크놀로지가 법원에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정리매매) 결정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판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 절차는 보류된 상태다. 만약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더테크놀로지는 상장폐지결정 무효확인 소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안 승소 가능성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재무 건전성 역시 악화된 상태다. 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법차손) 비율은 2023년 53.1%, 2024년 50.1%로 2년 연속 50%를 초과했다. 수익성이 부진한 이유는 주력사업인 네트워크장비 시장이 침체된 탓이다. 유통사업 부문의 수익인식 기준이 총액매출에서 순액매출로 회계처리를 변경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당초 더테크놀로지는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할 당시만 하더라도 문제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거래소로부터 지적받은 사항이 매출액에 한정됐었던 만큼 완전자회사인 아인시스아이엔씨를 흡수합병하며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결국 상장폐지 의결을 받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자금조달 철회로 인한 벌점과 법차손 등의 문제도 연이어 발생했다. 실제로 더테크놀로지는 지난 8월 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딜사이트는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 이후 사업 정상화 계획과 최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CB 투자를 결정한 이유 등을 묻기 위해 더테크놀로지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더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답변 가능한 IR담당자가 자리에 없어 답변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법무팀과 재무팀 등 답변 가능한 다른 부서 담당자와의 통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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