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이수페타시스도 함께 날아오를 전망이다. AI 추론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이 자체 개발한 AI 칩을 본격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능 AI 칩에 고사양의 초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3분기를 넘어 하반기까지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의 3분기 매출은 2605억원, 영업이익은 48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2%, 85.3%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인쇄회로기판(MLB) 수요 증가와 제품 단가 상승이 맞물리며 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3분기부터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주요 고객사들이 자체 AI 칩을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구글은 그간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으로 AI 칩을 대량 구매해왔지만, 자체 칩인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만들어 구글 클라우드 등 자사 서비스에 적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AI 시장이 커지자,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TPU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구글 TPU에 들어가는 MLB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로, TPU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4월 공개된 7세대 TPU '아이언우드(Ironwood)'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이번 3분기 실적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아이언우드는 학습과 추론이 모두 가능한 칩으로, 최근 시장 흐름인 '추론 중심' 트렌드에 맞춰 설계됐다. 현재 본격 양산이 진행되며 데이터센터 신규 랙 확장분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지난주 미국의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에 TPU 100만개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이수페타시스에도 추가 수혜가 기대된다. 업계는 이번 계약 규모를 수백억 원대로 추정하며, 이수페타시스에는 1000억원 이상 신규 매출이 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데이터센터 내 하드웨어 비중이 GPU 기준 약 70% 수준인데, TPU는 단가가 낮은 점을 감안하면 50% 전후로 추정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MLB 단가와 점유율을 반영하면 전체 계약 금액의 약 1.1%가 이수페타시스의 추가 매출로 연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용 800G급 이상 고대역폭 스위치 기판 수율이 개선된 점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800G용 MLB의 평균판매가격(ASP)이 매우 높은데, 수율 안정으로 생산 효율이 개선되며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AI 서비스 사용이 늘면서 서버 간 연결을 담당하는 백엔드 네트워크에서 800G 이상 스위치 채택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위치에 들어가는 MLB의 층수와 정밀도 요구가 크게 높아졌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800G용 MLB 양산을 시작했으며, 초기 수율은 60%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 80%, 최근에는 80% 중반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AI 확산과 함께 서버·네트워크 기판의 고사양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중장기적으로도 이수페타시스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AI 가속기 제조사들 사이에서는 다중적층(Sequential)과 고밀도회로기판(HDI) 기술을 함께 적용한 기판의 채택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수페타시스가 해당 기술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중적층은 두 장의 고다층 기판을 겹쳐 만드는 방식으로, 층간 구조를 두껍게 설계해 고전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HDI는 중앙을 고다층으로 구성하고 상·하단에 회로를 형성해 작은 면적을 효율적으로 쓰는 공법으로, 빠르고 정확한 신호 전송이 강점이다.
현재 엔비디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AI 가속기 제조사들은 다중적층 구조를 도입하고 있다. HDI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해야 해 스마트폰 기판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유리하지만, 다중적층은 반복된 적층과 드릴 공정이 필요해 고다층 기판 경험이 많은 이수페타시스가 기술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내년부터 글로벌 빅테크의 AI 가속기 기판 가운데 다중적층 제품 비중이 올해 10% 수준에서 2028년 7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따라 다중적층 기판의 가격은 기존 MLB보다 2~3배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기판의 다층화가 진행될수록 공정이 복잡해 생산 효율이 떨어지고, 전체 공급 능력에도 한계가 생긴다"며 "공정 난도가 높아 기술 격차를 줄이기 어려운 만큼, 다중적층 고사양 기판 시장은 이수페타시스를 비롯한 소수 선도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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