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의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면서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공사비 회수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단지는 지난 7월 준공했지만 분양률은 30%에도 못 미친다. 지난 9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가 도래했으나 분양 수입만으로는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시행사는 미분양 물량을 담보로 PF 대출을 연장하며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 이와 별개로 시행사는 대구 지역의 미분양 적체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되기로 결정했다. 분양 재개 시점은 최소 2년 이상 늦춰질 예정이다.
문제는 현대건설이 공사비를 회수할 시점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후순위 우선수익자인 만큼 선순위 수익자가 자금을 회수한 뒤에야 공사비 회수가 가능하다. 전세 수입은 분양 수입의 절반 수준으로 결국 현대건설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점은 분양 수입이 발생하게 되는 최소 2년 뒤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재분양에 나서더라도 분양 수입이 충분치 않으면 회수 가능한 금액 자체도 불확실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시행사 비에스디파트너스는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 사업 관련 총 2786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실행했다. 대출금은 트렌치 A 1670억원, 트렌치 B 1116억원으로 구성됐으며 대출 만기는 2028년 9월 15일까지다.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는 대구 서구 비산동 934-1 일원에 지어진 지하 2층~지상 39층 규모 아파트 762가구와 오피스텔 75실이다. 비에스디파트너스가 시행,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2022년 7월 분양을 시작해 올해 7월 준공 및 입주를 완료했지만 지난 9월말 현재 분양률이 27%에 불과하다. 통상 주택 개발 사업에서 수익을 내려면 분양률이 70~80% 이상은 돼야 하는 만큼 현재의 분양률은 시행사와 시공사 모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몇 년간 대구 지역 미분양 적체가 심화되면서 분양률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분양 완판 시 예상 수입은 총 4775억원이었지만 분양률로 단순 계산 시 현재 확보된 금액은 129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에 분양대금만으로는 만기가 도래한 PF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통상 준공 및 입주를 마치면 분양수입으로 PF대출을 상환한다. 이에 해당 사업장은 준공 이후에도 미분양 아파트 566가구와 오피스텔 30실을 담보로 신규 대출을 실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트렌치 A 대출금에 대해 모기지 보증을 제공했다. HUG는 미분양 주택 감정가의 최대 60%까지 보증했으며 이에 따라 신탁상 1순위 우선수익권은 HUG에 귀속된다. 미분양 물량이 전세로 전환된 뒤 재분양을 통해 확보한 수입으로 점진적으로 상환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시공사이자 트렌치 B 대출금 이자 지급을 보증하며 2~3순위 우선수익권을 확보했다. 우선수익권 규모는 3340억원으로, 이 중 공사비는 2498억원이다.
주목할 점은 현대건설이 후순위 수익자여서 자금 회수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남은 미분양 물량이 전세로 전환된 만큼 실제 분양으로 전환되기까지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저도 1순위인 HUG의 상환을 완료한 후 건설비를 지급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이 마련돼야 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후순위 대출금 상환이 지연될 경우 이자를 대신 지급하겠다는 약정에 따라 2순위 수익자가 되며 공사비와 관련해 3순위 우선수익권자이기도 하다"며 "즉 2순위와 3순위 모두에 이름을 올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 정산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사업자 간 대외비라 알려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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