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기업의 경영 전략과 산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글로벌 경영 판도가 바뀌는 지금, 기업과 자본시장에서 AI는 피할 수 없는 핵심 화두입니다. 딜사이트는 '2025 경영전략 써밋'을 앞두고, AI가 자본과 산업, 경영과 투자 전략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조망합니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해법과 기회는 무엇인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AI(인공지능) 에이전트는 똑똑한 기계 비서와 같습니다. 사용자를 대신해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계획하며, 심지어 인생 목표까지 기억하는 '나만의 금융 비서'가 되는 거죠."
박재현 토스 신사업·투자개발실 이사는 지난 10일 딜사이트와 만나 "규제를 넘어 신뢰를 확보하는 기술이 금융 AI 시대의 미래를 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핀테크 선두주자인 토스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금융'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AI 기반의 '신뢰 가능한 금융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용자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AI 금융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AI 에이전트는 자율성과 과업 범위에 따라 4단계로 구분된다. 1~2단계(매크로·보조)는 단순 반복 업무 수행과 명령 보조 역할을 하고, 3단계(업무 기획)는 목표 제시 시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운다. 마지막 4단계(완전 자율)는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단계다.
박 이사는 4단계 모델이 시장의 최종 미래라고 전망했다. 그는 "AI가 사용자의 입금·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통신비를 월 1만원 절약할 수 있는 요금제로 바꾸라'고 먼저 제안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완벽한 대리인을 통한 '알아서 해주는 금융'이 실현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4단계 모델에선 여러 앱을 전전하며 '손품'을 팔 필요도 없다. 신뢰할 수 있는 하나의 슈퍼앱에서 "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선택을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AI 에이전트가 인증부터 신청까지 전 과정을 알아서 처리한다.
박 이사는 현재 대부분의 AI 에이전트는 아직 2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3단계에서 4단계로 도약하려면 근본적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에서는 모든 결정을 위임할 수 있는 신뢰가 확보돼야 자율성이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AI 고도화를 위한 또 다른 핵심은 데이터다. 박 이사는 "AI의 똑똑함은 결국 데이터의 질과 양에서 비롯된다"며 "3살 때의 선택과 마흔 살의 선택이 다르듯, 금융에서도 양질의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규제의 본질은 결국 신뢰"라며 "규제는 언제나 가장 높은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이 규제에 맞춰 발전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더 고도화된 기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회피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규제를 넘어서는 신뢰 기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AI 에이전트가 전통 금융사를 대체할 것이란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박 이사는 "AI는 금융사를 대체하기보다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용자의 금융 접근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아무리 신뢰를 얻더라도 최종 책임을 AI에 전가할 수 없어서 금융사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기술 악용 가능성에 대해 "모든 기술은 오·남용될 수 있다"며 "화이트해커처럼 선의의 기술 인력이 신속히 대응해 악용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토스는 금융권 유일의 화이트해커 전담팀을 운영하며 보안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정보보호 분야에 159억8000만원을 투입했으며, 이는 8년 전과 비교해 15배 증가한 규모다. 보안 전담 인력도 지난해 기준 48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박 이사는 "토스는 송금·결제·인증 등 금융의 핵심 영역에서 이미 높은 신뢰를 인정받았다"며 "이를 기반으로 AI 금융시대의 보이지 않는 신뢰 인프라이자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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