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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외면 삼성만 애지중지 역풍에…정몽진 백기
이소영, 배지원 기자
2025.10.13 09:30:18
③삼성 지분 3조 놔두고 자사주 EB 계획…슬금슬금 산 노루홀딩스 경영참여 가능성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0일 06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이소영, 배지원 기자] 성공한 투자 유가증권이 즐비한 KCC가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하려다가 꼼수 논란을 겪고 주주들의 집중포화를 받은 끝에 거래 계획을 철회했다. 시가 기준 4조원이 훌쩍 넘는 비영업 유가증권 자산이 있음에도 주주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자사주를 건드렸다가 역풍을 맞은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최근 4분기 내 자사주를 활용해 총 43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할 계획을 발표했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프로젝트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해 거래에 기초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던 자사주는 총 88만2330주로 보유 중인 자사주(153만2300주, 17.2%) 가운데 3분의 2 수준이었다.


주주들이 반발한 근거는 왜 하필 자사주인가에 있었다. 시장에서도 KCC는 주식투자를 가장 잘하는 대기업으로 꼽혀왔다. 약 10년 전에 취득한 삼성물산 지분(10.01%)을 포함해 HL D&I 한라(9.78%), HD한국조선해양(3.91%), HL홀딩스(4.59%) 등 주요 대기업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금융자산은 HD현대 일부를 제외하면 EB 기초자산으로 활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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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투자 유가증권 대신 자사주를 EB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경우 기존 소액주주들은 지분 희석 위험을 지게 되고 더불어 조기 교환 시 주가하락(오버행) 우려까지 떠안는 구조가 우려됐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큰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실제 주가만 봐도 자사주 활용한 EB 발행 공시가 나오기 하루 전인 23일 KCC의 종가는 41만7000원이었는데 26일 종가는 35만9000원으로 13.9% 떨어졌다. 철회 후 빠르게 주가를 회복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주주들의 분노를 짐작할 수 있다. 


고이고이 모셔둔 유동화 가능한 자산은 교환 대상으로 검토되지 않았다. 삼성물산 지분은 시가 기준 3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증권이다. 특히 정몽진 회장은 2012년 1월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지분 17.0%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추가 매입한 뒤 장기 보유하고 있다. 초기 투자금액 1조811억원 대비 3배 이상 오른 상태다. 


업계에선 10년 전 KCC가 삼성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백기사 형식으로 지분을 매입할 당시 재벌가 사이에 어떤 주주간협약(SHA)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KCC가 삼성물산 지분을 차후에 매각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이재용 회장 등 삼성 오너일가가 갖는 계약 등이다. 그러나 그런 사적 협의가 있었다고 해도 10년의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일종의 시효기간은 지났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정몽진 회장이 워렌버핏이 아닌 이상에야 회삿돈으로 10년 이상의 비업무용 투자를 지속하면서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니란 지적이다. 이재용 회장과 삼성 오너일가가 최근 상속세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에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일 형편이 못되어서 정몽진 회장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취득한 HD한국조선해양 지분 가치도 EB를 대신하기에 충분하다. 1730억원에 매입한 HD한국조선 가치는 현재 1조1260억원으로 6.5배나 오른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과 조선해양 등 타사 주식 가치만 4조4000억원에 달한다"며 "정 회장이 KCC 자체보다 투자 자산 가치를 더 중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정몽진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은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선 의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EB 발행 자산으로 활용하지 않는 것도, 삼성물산의 백기사로서 포지션을 유지하려는 속내로 읽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KCC가 삼성물산 위기 때마다 안정적인 주주로 나서며 우호 지분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제조업 본연의 가치보다는 투자 수익 제고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다.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을 계획해 비판을 받은 것과는 상이하게 KCC는 개정 상법을 활용한 투자도 집행하고 있다. KCC는 지난 8월 12일 노루홀딩스 지분 7.17%(92만2844주)를 매입했는데 이에 대한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로 공시했다. 앞서 KCC는 6월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30차례에 걸쳐 장내매수 방식으로 노루홀딩스 주식 92만2844주(7.17%)를 확보하며 노루홀딩스의 3대 주주에 올랐다. 건자재 기업 KCC가 수직적인 밸류체인 인수합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KCC가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공시한 것은 향후 ▲주주총회 소집 요구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 ▲배당정책 등 주주제안 ▲위법 임원 해임 요구 및 위법행위 중지 청구 등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상법 개정으로 인해 KCC의 주주활동 범위는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KCC가 노루홀딩스의 자사주 소각을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루홀딩스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22.48%에 해당하는 304만2629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노루홀딩스 지분 투자 역시 투자의 귀재다운 결정"이라며 "납품사 경영 활동에 참견하면서, 지분 가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개정 상법을 이중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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