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손흥민 등 유명인들이 사들인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1채당 200억~700억원에 달하는 수백억원대 서울 강남 초호화 아파트다. 주력 계열사 태광산업이 4년 연속 영업적자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모럴해저드란 지적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은 대주주이자 고문으로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어서다. 초호화 주택 매입의 법적 타당성과 관계없이 태광산업이 놓인 상황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행보라는 평가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호진 전 회장이 에테르노 압구정 2채를 분양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축구선수 손흥민 등 유명인이 분양받은 초호화 주택인데 대기업 재벌 회장 가운데서는 이 전 회장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테르노 압구정은 현대건설이 프로젝트관리자(PM)로 참여해 2028년 준공 예정이다. 스페인 유명 건축가 라파엘 모네로가 설계했으며 강남 청담동 82-7번지에 있다. 지하 6층~지상 15층으로 1개 동 29세대로 구성돼 있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듀플렉스, 테라스형, 펜트하우스, 슈퍼펜트하우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분양가는 200억~7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회장이 분양받은 타입과 지불한 분양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2채를 분양받는데 수백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가량 지급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 전 회장의 초호화 주택 구입은 석유화학 불황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 태광산업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태광산업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가 지속됐다.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연결기준 누적 영업적자 규모는 2650억원에 달했다. 중국 태광화섬상숙 스판덱스 공장은 불황 속에 가동을 멈추며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처럼 태광그룹은 안팎으로 녹록지 않은 것이다. 태광산업이 흔들리면서 사업재편도 추진하고 있다. 애경산업과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태광산업은 3200억원어치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하다 사채를 인수할 대상자를 밝히지 않아 부실 공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EB 발행은 2대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어깃장을 놓으며 사실상 무산됐다.
이처럼 그룹 핵심 계열사 태광산업이 불황에 허덕이고 있고 경영진은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대주주인 이 전 회장은 부동산을 매입하는데 수백억원을 쓴 것이다. 대주주가 기업 위기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정서상 이 전 회장의 초고가 주택 매입은 단순한 사생활로 보기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재벌 회장으로 기업 경영의 책임과 괴리돼 있다는 의미다.
이 전 회장은 '전 회장'이지만 고문으로서 태광그룹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최근 진행 중인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도 대주주 동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애경산업 인수에서 대주주인 이 전 회장의 동의가 필요했다"며 "전 회장이지만 대주주이자 고문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분양 배경, 분양대금 조달 등에 관한 물음에 "이호진 전 회장의 개인 재산 현황에 관해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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