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또 다시 연지동 본사 사옥을 매각한다. 이 건물은 과거에도 손바뀜을 거쳤다. 현대그룹은 2008년에 한 차례 매각했다가 2017년에 재매입했고, 이번에 다시 팔기로 하면서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는 효율화 전략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이번 매각 규모는 4500억원이다. 여기에 상반기 '매각예정비유동자산' 처분으로 유입된 898억원까지 합쳐 총 5400억원 안팎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계열사 현대무벡스 지분 약 7%(735억원)도 연내 처분이 예정돼 있어 추가 현금 유입이 기대된다.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주주환원, 재무구조 개선, 신사업 투자 등에 나눠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말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자산 효율화를 핵심 축으로 내세웠다. 비영업용·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현금 기반을 강화하고, 수익성 중심의 체질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연지동 사옥 매각과 무벡스 지분 정리가 바로 이 계획의 실행 수단이다.
이번 연지동 사옥 매각은 단순 매각이 아니라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back) 방식이다. 매각 후에도 회사가 건물을 임대해 사용권을 유지하면서, 자산은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현대무벡스 지분 처분은 약 735억원 규모로, 처분 후에도 48%대 지분율을 유지해 지배력은 이어간다. 동시에 지분 구조를 단순화하고 유통 주식수를 늘려 시장 수급 개선 효과를 노린다. 무벡스는 물류자동화, 승강장안전문(PSD) 등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본업인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제조·유지보수 외에도 모듈러 건축, 스마트 솔루션,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 등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모듈러 건축 시장은 2023년 2500억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2조원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마련한 자금은 이러한 신사업 투자와 연구개발(R&D) 강화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기준 현금 보유액은 2662억원으로, 이 중 배당 1470억원과 차입금 3489억원 상환에 이미 사용됐다. 추가 유입 자금까지 더해지면 부채비율 안정화, 이자 부담 완화, 투자 여력 확보가 가능하다.
단순히 '현금이 늘었다'는 차원을 넘어, 재무 구조를 다지고 성장 투자를 병행할 수 있는 체력을 마련한 셈이다. 회사는 여기에 ROE 15%, PBR 2배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내세웠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옥·지분 매각이 일회성 자금 확보에 그치지 않으려면 안정적인 수익 개선과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본업 수익성 강화와 재무 건전성 관리에 우선 투입해 ROE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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