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당정대)이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를 잠정 중단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 대규모 조직 개편안도 일단 유보됐다. 이에 따라 금소원과 금융감독원(금감원) 양측에 감독분담금을 내야 하는 금융권의 '이중 부담' 리스크도 당분간 해소되는 분위기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로 인해 현장 감독 횟수가 늘어나면서 감독분담금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당정대의 결정으로 금융행정·감독체계 개편이 제외된 정부조직법 수정안이 지난 26일 국회를 통과했다. 야당 반발 등으로 인한 정쟁과 시장 불안정성 등을 고려해 현행 체계를 유지하기로 선회한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금융감독체계 개편과는 별개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의는 여전히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지정은 정부조직법 개정이 아닌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결정 사안이어서, 향후 재추진 여지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더라도 감독분담금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금감원이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됐을 당시에도 감독분담금 제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감독분담금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기관이 납부하는 감독분담금 부담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21년 2654억원이던 감독분담금은 2022년 2872억원, 2023년 2980억원, 2024년에는 3029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금감원 전체 예산 4158억원 중 감독분담금이 약 73%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전년대비 약 300억원 늘어난 3308억원이 편성됐다. 금감원이 현행법상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분류돼 수수료 성격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돼도 같은 종류의 분담금을 내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 보호 강화로 감독 횟수가 늘면 금액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찬진 금감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의 업무 체계를 혁신하고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등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이재명 정부의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가 지속될 경우 현장 점검이 확대돼 감독분담금 증액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금소원 신설이 보류되면서 당초 예상됐던 급격한 분담금 증액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에 발의된 금융위 설치법안에 따르면 금소원이 별도 기관으로 출범할 경우 금감원과 마찬가지로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설립돼 금융사가 납부하는 분담금을 재원으로 삼게 된다. 두 기관이 각각 예산을 꾸려야 하기 때문에 금융권은 '이중 납부'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금융권 추산에 따르면 금소원 운영에는 최소 600~700명의 인력과 사무실 임대료, 전산 시스템 구축비 등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시중은행 다른 관계자는 "현재 내는 분담금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인데, 금감원과 금소원이 따로 운영됐다면 총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컸다"며 "이번 결정으로 급격한 증액 부담은 한숨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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