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금융감독체제 개편의 쟁점 중 하나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이다. 금융소비자보호 강화가 명목이지만 금감원 내외부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기존 금감원과의 규제 업무 중복, 불분명한 감독 권한 범위 등으로 인해 혼선만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향후 선임될 금소원장의 자질론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를 강조하며 조직을 분리했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수장이 온다면 이같은 설립 목적에 역행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거론되는 금소원장 후보 역시 비전문가로 인식되는 만큼 선임시 파장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당이 발의한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금융위 설치법)은 금소원에 영업행위에 대한 검사·제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사들이 금융상품을 판매·광고하는 행위에 대해 금소원이 전적으로 처벌 권한을 갖게 되는 셈이다. 기존 금감원에는 건전성과 관련한 검사·제재권이 남겨진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기계적 분리'로 인한 부작용 발생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관성이 필요한 감독·규제 업무를 영역별로 갈라 놓으면서 규제 활동 전반의 효율성, 실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건전성 문제가 생길시 영업행위 지장이 발생하거나, 과도한 영업행위가 건전성 악화를 야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관리감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복 검사 발생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금감원은 일반적으로 연단위로 검사 계획을 세우는데, 분리 후에는 매년 미리 협의를 통해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하지만 대상기관 범위를 감안하면 협의 자체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발의안에는 이같은 중복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위원회가 금감원장과 금소원장에게 검사계획 조정을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두 기관 사이의 이해충돌 가능성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각자의 성과나 업무 주도권에 대한 갈등 양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상호간 공동검사를 요구할 수 있는 조항 역시 이로 인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득실에 따라 상대 기관이 공동검사를 요구하더라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문제 발생시 책임 소재 떠넘기기도 과도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소비자보호 기능은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무 중복, 감독 권한 조정 등 금소원 신설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한 납득 가능한 대안이 빠져있다"며 "소비자 보호 강화를 앞세우고 있음에도 금융권 안팎에서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금소원 수장의 전문성 부족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소비자보호 강화를 내세워 조직을 분리한 상황에서 금소원장으로 선임된 인물이 이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설립 의미가 크게 퇴색될 수밖에 없어서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특히 금소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지냈지만 실질적인 소비자보호 전문가로 볼 수 없다는 입장에서다. 전문가가 아닌 낙하산 인사로 비치는 만큼 선임될 경우 곧바로 리더십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전문성도 공정성도 없는 사람이 수장으로 온다면 소비자 보호 강화가 실효성 있게 진행될 수 있을지, 조직 내에서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향후 불거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적합한 답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이미 금소원으로 이동부터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금소원은 현 금감원 전체 인력의 약 3분의 1 수준인 600~700명의 인원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앞선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어떤 기준으로 이동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자원은 아무도 하지 않는 상황인 만큼 강제 차출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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