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디딤펀드가 출범 1년을 맞은 가운데 운용사별 성과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신한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등 상위권 중심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자금유치에 실패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머물렀다. 당초 퇴직연금 자금을 흡수한다는 취지와 달리 초기 시딩(Seeding) 과 기관 자금에 기대는 구조적 한계도 여전하다는 평가다.
24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자료를 종합해보면 이달 12일 기준 디딤펀드 전체 설정액은 2285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단일 전략 펀드로 양호한 설정액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다만 디딤펀드 출범 직후 25개 운용사가 일제히 참여한 점을 감안하면 하우스별 평균 90억원 수준의 설정액에 불과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과거 운용 중이던 펀드를 디딤펀드로 변경했던 배경을 반영하면 자금유입 규모는 더 줄어든다. 지난 1년(2024년 9월25일~2025년 9월12일) 설정액 증가분만 놓고 보면 디딤펀드에 약 1466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디딤펀드는 '1사 1펀드' 원칙으로 각 운용사가 자신들의 핵심 역량과 투자철학을 집약한 대표 상품을 선보이도록 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25개의 명확한 선택지 중에서 수월하게 상품을 고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유사한 전략의 상품을 보유한 운용사들은 신규 설정 대신 기존 펀드 리뉴얼을 택했다.
25개사 중 디비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디지비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케이씨지아이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에이치디씨자산운용, 카디안자산운용 등 10개 사의 디딤펀드 설정일이 2024년 9월 이전인 배경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상위 소수 운용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쏠림 현상도 뚜렷하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곳은 신한자산운용이다. '신한디딤글로벌EMP'가 지난 1년 동안 42억원에서 396억원으로 불어나 354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환헤지 전략과 더불어 판매 채널에서의 적극적 마케팅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자산운용도 신규 출시한 '삼성디딤밀당다람쥐글로벌EMP'를 통해 279억원을 끌어모으며 단숨에 2위에 올라섰다. 현대인베스트먼트(224억원), 흥국자산운용(223억원)도 뒤를 이으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다수 운용사는 유입 규모가 미미했다. 마이다스에셋, 에셋플러스, IBK운용, 하나운용 등은 2억 원에도 못 미치는 실적에 그쳤고, 일부 펀드는 설정액이 오히려 줄어드는 부진을 겪었다. 실제 키움운용과 HDC운용은 순자산이 각각 6억원, 2억원 감소했다.
자금 유입 성격도 한계를 드러냈다. 원래 취지대로라면 퇴직연금 전용 클래스를 통한 가입이 활발해야 했으나 실제로는 시딩 자금이나 기관 대상 클래스에서 자금이 몰린 경우도 많았다. 실제 자금유입 상위권 운용사 중에서도 흥국자산운용은 C-f 클래스로 205억원이, 현대인베스트먼트는 C-I 클래스로 191억원이 유입됐다. 통상 C-f, C-I 클래스는 법인이나 기관투자가 전용 클래스로 사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1년 동안 25개 운용사가 1400억가량을 모았으니 유의미한 자금유입이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다만 올해 초부터 닫혀있던 은행 창구들이 특정 운용사에 열리고 있는 만큼 핵심 판매채널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해 나가느냐가 향후 디딤펀드 자금유입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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