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메디톡스가 한 차례 실패했던 미국 진출을 다시 시도한다. 기존 가루형 보툴리눔 톡신(톡신) 대비 편의성을 제고한 액상형 제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미국시장 내 미용 목적 액상형 톡신이 없다는 점을 긍정 요인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향후 직접 판매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동물성(비건) 액상형 톡신 제제 'MT10109L'에 대한 품목허가를 연내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 2023년 FDA로부터 자료 미비를 이유로 거절된 이후 두 번째 미국 진출 시도다. 회사는 현재 품목허가 신청서(BLA) 제출을 위한 자료 보완을 진행 중이다.
MT10109L의 특징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액상형 제제라는 점이다. 액상형 톡신은 기존 가루형 제품과 달리 생리식염수로 희석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가루형 톡신은 희석 과정에서 의약품이 변질되거나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데 MT10109L는 이를 생략함으로써 안전성도 키웠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메디톡스는 업계에서 '액상형 톡신의 원조'로 불린다. 회사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액상형 톡신 '이노톡스'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간 다른 업체들도 액상형 톡신 개발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상용화된 액상형 톡신은 이노톡스가 유일하다.
이러한 메디톡스의 경쟁력은 미국시장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시장 내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6종의 톡신 제품 중 액상형 제제는 없다. MT10109L이 미국에서 품목허가 승인을 획득할 경우 해당 분야의 첫 번째 액상 톡신 제품이 된다.
더불어 MT10109L이 제조 과정에서 동물 유래 성분을 배제한 비건 톡신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이를 통해 종교적·신념적 이유로 동물성 의약품을 거부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비즈에 따르면 글로벌 비건 뷰티 시장 규모는 2022년 159억달러(22조원)에서 연평균 6.2% 성장해 2032년 286억달러(39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디톡스의 톡신 매출은 지난해 소폭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톡신 부문은 685억원의 판매고를 올려 전년 동기(572억원) 대비 19.8%(113억원) 성장했다. 이는 신규 톡신 제제 '뉴럭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MT10109L이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이러한 매출 성장세는 더 가파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톡신시장 규모가 가장 큰 국가라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톡신 시장 규모는 64억9000만달러(9조원) 수준이다. 이 중 미국시장 규모는 전체의 38.5%에 해당하는 25억달러(3조4562억원)에 달한다. 향후 미국 톡신시장 규모는 2030년 70억달러(9조6500억)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진출에 성공한 국내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면 대웅제약은 2019년 '나보타'를 출시한 이후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특히 해외 나보타 매출은 2022년 1082억원에서 지난해 156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 진출에 성공한 휴젤의 올 2분기 톡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6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 6월 미국향 선적이 진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메디톡스가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직접 판매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가 미국 현지 유통 및 판매를 위해 지난해 현지법인 '루반타스'를 설립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현지 유통사를 통해 미국시장에 톡신을 공급하는 다른 국내 업체들과 차별화된 전략이다.
다만 회사가 톡신 외에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아직까지 미국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없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미국시장 진출까지 남은 시간이 많기 때문에 아직 어떤 방식으로 유통을 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루반타스가 직접 판매뿐 아니라 현지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톡신 사업은 중남미시장 호조와 뉴럭스의 성장 등 영향으로 매출이 확대됐다"며 "지난 FDA 품목허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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