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이른바 김용현 사단의 일원으로 분류되던 정재관 군인공제회 이사장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재신임된 배경에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이사장은 12·3 계엄 및 내란사태 이후 퇴임할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가 대선 이후 국방장관으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임하면서 남은 임기를 완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과 맺은 과거 인연이 중요한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정재관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김용현 사단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았다. 정 이사장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육사 38기 동기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서다. 군 관련 퇴직자들이 가장 선망하는 요직으로 꼽히는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통상 예비역 소장 또는 중장이 선임된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것은 김용현 전 장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실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예비역 준장급이 이사장으로 부임한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정재관 이사장은 김용현 라인의 실세로 윤석열 정부에서 자본시장을 호령하는 위세를 가져왔다. 그러나 지난 12월 계엄사태 이후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김용현 전 장관이 계엄사태 주도자로 지목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특검 수사의 핵심 인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재관 이사장의 퇴임도 군인공제회 안팎에서 기정사실로 여겨져 왔다. 군공 관계자도 "정재관 이사장은 대선 직후 일찌감치 거취를 정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상황은 반전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군 개혁을 위해 육사나 장군 등 군인 경력이 없는 민선 의원 출신의 안규백 장관을 국방부 수장으로 임명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바뀐 것이다. 대선 때까지만 해도 정 이사장은 조직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지만 안 장관 부임 이후에 사직 결정을 철회하고 직무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정재관 이사장의 변심 배경에는 과거 안 장관과의 인연이 자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이사장은 안규백 장관이 그동안 주축이 된 '미래실용안보포럼'의 핵심 멤버로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8년 발족한 이 포럼은 국방 분야에서 민주당의 외곽 조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정재관 이사장은 안 장관이 주최하거나 참석한 세미나에서 주요 역할을 맡는 등 호연을 이어갔다. 특히 정 이사장은 미래실용안보포럼의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하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 중요인사들과 관계를 맺어왔다는 설명이다.
물론 정재관 이사장은 김용현 전 장관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꾸린 대선 캠프에 참여하며 한동안 미래실용안보포럼과는 다소 거리를 둬 왔다. 하지만 과거 안 장관과 수 년 간 쌓아온 인연은 이번 잔여 임기 수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인은 계엄사태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니 상대적으로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이 임기를 계속 이어간다면 2027년 2월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다.
다만 군인공제회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계엄사태로 군 개혁이 요구되는데 김용현 사단들이 계속 득세한다면 고위인사들의 정치권 줄대기도 끊어지지 않을 거란 걱정이다. 공제회 관계자는 "이사장이 어떤 라인을 타고 부임하면 해당 인사 뿐만 아니라 관련 인력이 줄줄이 주요보직에 배치된다"며 "공제회는 회원들의 복리후생과 연금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점점 수익률이 떨어지고 부실한 자산이 늘어나는 것은 본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정치적 외풍을 계속 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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