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김규희 기자] 엠플러스자산운용 매각이 난항하는 가운데 매각자인 군인공제회의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군공이 매각 후에도 연계·협업 시너지를 확약하는 이른바 '당근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원매자들 요청도 흘러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엠플러스 매각은 지난 4월 코발트인베스트먼트·VCM 컨소시엄과의 계약이 무산된 데 이어 최근 진행한 2차 입찰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웨일인베스트먼트와 협상이 끝내 결렬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공은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와 향후 절차를 두고 논의 중이지만 공개입찰이 두차례 무산되면서 선택지는 줄어든 상황이다. 주관사는 입찰에 참여했던 원매자들과의 재협상이나 수의계약 형태로의 전환 등 몇 가지 옵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공이 매각 의지가 강해 거래를 중단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엠플러스 매각이 연이어 불발된 이유로는 시장 기대치와 어긋난 높은 가격과 거래 조건이 우선적으로 지적된다. 1차 입찰 당시 코발트 컨소시엄은 엠플러스운용 지분 70%를 420억원에 인수하고 잔여 지분은 군공의 풋옵션을 수용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지분 100% 기준 엠플러스운용 기업가치를 600억원 수준으로 본 셈이다.
첫 협상 조건은 이례적인 수준이었다. 통상 자산운용사 기업가치는 순자산비율(PBR) 1.5~2배 수준에서 책정된다. 엠플러스 순자산 규모가 23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적정 기업가치는 300억원 중반~400억원 초반으로 평가되는데 코발트가 2.6배의 멀티플을 적용해 적잖은 프리미엄을 부여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코발트는 자금조달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기대치가 올라간 군공은 2차 입찰에서도 비슷한 조건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풋옵션 비중까지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했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매각 가격이 기대에 못 미치자 2차 엑시트 방안으로 추가 수익을 거두려는 복안을 원매자들에 강요했다는 것이다. 결국 풋옵션 조항이 원매자들의 반발을 사면서 2차 매각에도 실패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라 관련 자산운용사 역시 매력적인 상황이 아니다. 원매자들은 이런 맥락에서 군공이라는 기관 투자자와의 연계 시너지를 제시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군공이 풋옵션 지분을 종용할 게 아니라 아예 조건이 없는 소수 일부를 남겨두어 새 인수자와 일정 기간 협업 파트너로 남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거란 설명이다. 정통한 관계자는 "군공과 새 인수자가 지분 합작관계로 이해관계를 일치할 경우 원매자로서는 일정 프리미엄을 더 얹어줄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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