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국단자공업(한국단자)이 오는 2027년까지 오너 2세 이원준 사장의 개인회사 '케.이.티.인터내쇼날'을 종속회사로 편입시킨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케.이.티.인터내쇼날이 지배구조 개편을 결정한 이후 갑작스럽게 배당액을 증액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창업주 장남이자 후계자인 이 사장이 케.이.티.인터내쇼날의 한국단자 종속회사 편입 전 최대한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 오너 2세 이원준 개인 회사, 배당 1년 새 3배 증액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케.이.티.인터내쇼날은 올 3월 지난해 결산 실적에 대한 현금 배당으로 주당 3만원을 지급했다. 총 배당금은 17억5000만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회사의 배당금 중 14억원은 최대주주인 이 사장 주머니로 들어갔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이 처음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04년 말 기준 이 회사의 구체적인 주주현황과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사장이 과반 이상의 지배력을 구축해 둔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지분 현황을 살펴보면 이 사장이 80.12%를 확보했으며 ▲경원장학재단 9.95% ▲한국단자공업 9.93% 등이다.
시장에서는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역할을 오너가의 '자금 창구'로 보고 있다. 관계사인 한국단자와 20년 넘게 내부거래를 이어오면서 사세를 키운 데다, 사실상 오너 2세가 사유한 회사라는 이유에서다. 1990년 설립된 케.이.티.인터내쇼날은 일본 업체에서 수입한 각종 부품을 완성차 제조사나 전자 업체에 공급하는 유통회사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지난해 말 매출원가는 949억원이며, 이 가운데 85.7%에 해당하는 814억원이 한국단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특히 케.이.티.인터내쇼날은 한국단자에서 납품받은 제품을 일부 가공해 다시 한국단자로 보내며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케.이.티.인터내쇼날은 단순한 사업구조임에도 연간 9%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인데, 통상 유통업의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과 대조된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은 호실적을 기반으로 매년 안정적인 배당을 실시 중이다. 실제로 2004년 주당 2500원에 그치던 케.이.티.인터내쇼날 배당금은 ▲2010년 4700원 ▲2015년 5500원 ▲2020년 2만원 순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특히 배당 수익 대부분은 이 사장이 챙기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이 사장은 최근 3년(2022~2024년)간 결산 배당으로 총 23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케.이.티.인터내쇼날은 이 같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활용해 한국단자 주식을 사모았고, 올 1분기 말 기준 지분율 9.6%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 2027년 한국단자 계열사 편입 전 잉여금 소진 관측
의아한 대목은 케.이.티.인터내쇼날이 느닷없이 폭탄 배당에 나섰다는 점이다. 2023년 결산 배당금이 주당 1만원이던 이 회사가 배당금을 3배 올린 배경에는 지배구조 개편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기관 투자자인 쿼드자산운용은 올 1월 유가증권 상장사인 한국단자로 주주서한을 보내고 주주환원 확대와 투명한 지배구조 재편을 요구했다. 특히 쿼드자산운용은 한국단자의 폐쇄적이고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케.이.티.인터내쇼날과의 합병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경업을 영위하면서 한국단자 오너가가 기회유용을 했다고 판단해서다. 한국단자의 주주환원 의지가 낮은 요인으로는 이미 오너가가 케.이.티.인터내쇼날을 활용해 충분한 가외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한국단자는 올 2월 3개년(2024~2027년 사업연도) 동안 연결 순이익의 3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방식으로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2027년 말까지 케.이.티.인터내쇼날을 한국단자 종속기업으로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실제로 한국단자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주당 2200원, 총 227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 700원, 총 72억원보다 약 3.1배 늘어난 금액이다. 또 지난 4월에는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이행했는데, 이 회사가 자사주를 소각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비상장사인 케.이.티.인터내쇼날 역시 배당금을 대폭 확대했다. 하지만 시장은 주주환원 목적보다는 한국단자 종속기업으로 편입되기 전 현금을 모두 털어내기 위한 의도가 깔렸을 것으로 파악 중이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은 올 3분기 말 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 522억원을 보유 중인데, 단순 계산으로 2027년까지 주당 44만원씩 배당한다면 잉여금을 전액 소진할 수 있다. 또 이 사장은 400억원 상당의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이 사장은 한국단자가 케.이.티.인터내쇼날 최대주주로 오르는 과정에서 막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단자가 케.이.티.인터내쇼날 지분율을 50%로 맞추기 위해서는 이 사장이 보유한 이 회사 주식을 떠오는 것이 가장 쉽기 때문이다.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주당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129만원이며, 이 사장 보유분은 약 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더해 경영권 프리미엄 20~30%까지 고려하면 최대 78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케.이.티.인터내쇼날 관계자는 "한국단자가 배당을 확대한 기조에 맞춰 관계사인 케.이.티.인터내쇼날도 배당을 늘린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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