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단통법이 11년 만에 폐지되면서 통신·제조사의 반등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용자당평균매출(ARPU)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가요금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통신 3사의 판매장려금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통신업계가 신형 프리미엄폰을 매개체로 이해관계가 본격 충돌하면서, 국내 유일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반사이익 가능성도 함께 점쳐진다.
단통법 폐지 후 일주일간 이렇다할 지원금 상향 움직임이 전무한 점을 고려하면, 올 9월 아이폰 신형 출시가 '보조금 대전' 트리거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국내 통신·제조사 경영환경 전반이 악화 중인 만큼, 올 하반기 인기 프리미엄폰 라인업을 중심으로 전략적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가 최근 단통법 폐지 및 '갤럭시 Z7 시리즈' 출시에도 평시 수준의 보조금을 유지하면서, 올 9월 '아이폰17' 출시와 함께 전략적 움직임에 본격 착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로 양분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 아이폰 신형이 '보조금 대전'에 불을 지필 유일한 트리거라는 이유에서다.
애플 아이폰은 최근 젊은층 수요를 등에 업고 40%대에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특히 신형 출시에 따른 교체 수요가 가장 높아, 통신 가입자 유치에 있어 핵심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통신 3사가 최근 일부 보릿고개를 걷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 아이폰 신형 출시는 곧 반등 및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현재 통신 3사 번호이동 및 가입자 추이는 보조금 규모와 비례하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 단통법이 폐지된 22일 통신 3사간 번호이동 건수는 3만5000여건으로 전날 대비 3배 가량 반짝 급증했지만 이후 이렇다할 보조금 상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1만건대로 평시 수준까지 내려 앉은 상태다. 25일 공식 출시된 '갤럭시 Z7 시리즈' 단말의 경우 수도권 성지 기준 최대 1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지만 9만원 이상 고가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가입이 필수 조건으로 뒤따르면서 사실상 조삼모사 수준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 기준 보조금은 앞서 SK텔레콤의 사이버 침해사고 이후 통신 3사가 가입자를 유지 및 흡수하기 위해 확대한 규모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수준"이라며 "보안 및 인공지능(AI) 투자 증액으로 마케팅 여력이 넉넉지 않은 상황 속, 중장기 재무체력을 쌓기 위해 고가요금제 가입을 늘려 ARPU를 끌어올려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로 오랜 독주체제에 일부 균열이 생긴 만큼, 각 사의 반등 노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은 '독보적 1위' 입지를 다시 굳히는 데, KT·LG유플러스는 수십년 만에 찾아온 도약 기회를 잡는 데 사활을 걸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도 "이례적으로 사이버 침해사고, 단통법 폐지, 프리미엄폰 출시 등 시장 점유율을 뒤흔들 만한 변수가 한꺼번에 출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보조금 정책이 시시각각 바뀌면서 3사간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지는 중"이라면서도 "추후 통신사 한 곳이 보조금을 본격 상향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2개사도 즉시 견제에 나서며 출혈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통신사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사에게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신업계가 신형 프리미엄폰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늘려 통신 가입자를 유치하는 만큼 보조금 대전이 심화할수록 제조사 판매고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반도체 업황이 둔화하면서 모바일 부문이 버팀목 역할을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갤럭시 Z7 시리즈' 판매고가 추후 삼성전자 경영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최근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애플 2개사의 양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국내 유일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반사이익 규모가 한층 불어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LG전자 등 경쟁 제조사들이 일부 이탈하면서, 삼성전자가 마케팅비 전반을 과거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관건은 통신 3사의 보조금 상향 여부다. 실제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 직후 통신 3사는 '갤럭시 S25 시리즈' 대상 공시지원금을 20만원 가량 상향하면서 가입자 유지·흡수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갤럭시 S25 엣지'는 일주일 만에 판매량이 4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이번 '갤럭시 Z7 시리즈'가 전작 대비 AI·카메라배터리 성능 전반을 향상하며 시장 호응을 얻고있는 점을 고려하면, 제조·통신사가 보조금 상향으로 단말매출 및 가입자 확대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 이동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통상 삼성전자가 일정 수준의 보조금을 각 통신사에 제시하면, 통신 3사간 일종의 눈치게임을 통해 제조사 보조금을 확보한 뒤 추가 보조금을 책정해 왔다"며 "올 9월 아이폰17 출시를 앞둔 상황 속 삼성전자는 휴대폰 매출 및 점유율 방어를 위해, 통신사는 고가요금제 가입자 규모 확대를 위해 한층 공격적인 정책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LG전자 등 여러 제조사가 경쟁을 펼치던 시절처럼 제조사 보조금이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어 "'가성비폰'으로 야심차게 등장한 샤오미도 1%가 채 안되는 저조한 점유율로 고전을 이어가는 만큼 당분간 삼성전자 입지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반등이 시급한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확대한다면 이는 곧 삼성전자의 폭발적인 판매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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