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DB손해보험이 미국 자동차 특화 보험사 '포르테그라(Fortegra)'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금액만 2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업계에선 DB손보의 자금조달 여력과 인수에 따른 득실 등을 주목하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최근 포르테그라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쳤으며 현재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8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DB손보는 포르테그라 지분 100%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며 "구체적 조건과 금액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포르테그라는 글로벌 보험사 팁트리(Tiptree)의 자회사로 차량 서비스 계약과 특수보험(E&S) 등 자동차 관련 보험을 중심으로 한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54억달러(약 7조3000억원)에 이른다.
DB손보가 장기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포르테그라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성장성도 점차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테그라를 품에 안으면 DB손보는 미국 내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환위험이 적은 달러화 수익원을 추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포르테그라는 올해 1분기에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1조원 이상의 서면 보험료(Gross Written Premium)를 기록했다.
수익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현재 주력인 자동차·장기 보장성 보험 중심에서 특수보험·차량 서비스 계약 등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게다가 포르테그라는 이미 유럽 등에도 진출해 있어 DB손보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포르테그라 인수는 DB손보가 추진해 온 글로벌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아시아 지역을 우선순위에 두는 다른 보험사와 달리 DB손보는 일찍이 미국을 해외 거점시장으로 점찍고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1984년 미국 괌 지점 설립으로 해외 진출의 첫 삽을 뜬 DB손보는 현재 괌을 비롯해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 지점을 두고 있다. 이후 2014년 중국 안청 보험사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확보했으며 2015년에 베트남의 PTI사, 2024년에 베트남의 VNI사와 BSH사를 차례로 인수했다.
다만 시장의 관측대로 2조원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면 자금조달과 건전성, 유동성 등 관리에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2조원은 국내 보험사가 추진하는 해외 M&A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 약 9조4000억원, 순이익 1조8532억원 등의 DB손보 입장에서도 부담이 작지 않다.
DB손보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7000억원 수준이지만 외부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성자산을 유동화하거나 외부 자금을 활용할 경우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비율) 하락도 우려된다.
올해 들어 포르테그라가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업 리스크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포르테그라가 강점을 지닌 특수보험은 고수익이 가능한 분야이지만 손해율 변동이 크고 지역별 규제 수준도 다르다.
특수보험은 일반 표준 보험시장에서 인수하지 않는 고위험 상품을 인수하는 보험을 말한다. 앞서 2014년 팁트리는 2억1800만 달러(약 2952억원)에 포르테그라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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