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AI를 게임 시스템에 적용한다고 해서 게임이 자동으로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AI는 도구이고, 재미를 설계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한규선 렐루게임즈 프로듀서는 26일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에서 'AI가 게임의 핵심 재미가 될 수 있을까?'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 사례를 다수 공개했다. 기술 자체보다 '게임의 핵심 재미'를 어떻게 구현할 지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다. 렐루게임즈는 반복적인 실패와 시도를 통해 AI의 역할을 조정해 가며, 음성 인식·자연어 대화·이미지 생성 등 다양한 기술을 게임 시스템에 도입해 왔다.
그는 "렐루게임즈는 '딥러닝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 게임', '핵심 재미가 AI로부터 출발하는 게임'이라는 두 가지 개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준에 따라 스페셜 프로젝트2 시절부터 입력 방식, 콘텐츠 반응 구조, 사용자 인터랙션 설계 등 다양한 실험을 반복해 왔다.
입력 장치를 활용한 첫 시도는 제스처 기반 마법진 인식 시스템이다. 손가락으로 마법진을 그리는 방식이었으나, 반복 피로감과 높은 학습 비용으로 폐기됐다. 이어진 음성 입력 기반 전략 게임 '워케스트라'도 시연까지 이어졌으나 사용자 피로도와 익숙함의 차이로 인해 대중성 확보에 실패했다.
다만 이 경험은 후속 프로젝트의 기반이 됐다. 한 PD는 "'마법소녀 카와이~루루핑'은 실제 음성을 기반으로 마법을 시전하는 PvP 게임으로 지스타 현장에서 화제를 모았다"라며 "엔트로피 분석을 통해 음성의 진심도를 판단하는 등 AI 분석 기술이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성 기반 입력이 자연스럽게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자연어 생성형 AI 활용 사례도 이어졌다. '언커버드 스모킹건'은 플레이어가 AI NPC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고 사건 단서를 수집하는 구조다. 기존 선택지 기반 대화 시스템과 달리, 사전 설계된 사건 구조와 대화 평가 시스템을 접목해 몰입감을 유도했다. 특정 질문에는 '중요 정보 태그'를 부여해 할루시네이션(환각 작용) 리스크를 통제하는 방식이다.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미메시스'와 '스캐빈저 톰'은 각각 AI 행동 위장, 이미지 기반 탐험 시스템을 내세운다. 미메시스는 음성과 행동을 흉내 내는 NPC가 등장하는 협동 생존 게임이며, 스캐빈저 톰은 AI가 생성한 스틸컷을 해석해 지상 자원을 수집하는 크래프팅 게임이다. 이들 역시 이미지 생성, 디텍션, 음성 모방 등 딥러닝 기술을 게임의 몰입 포인트로 통합한 사례다.
한 PD는 "AI를 게임에 접목한다고 해서 게임이 자동으로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생성형 AI의 결과물이 신기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재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AI가 만능이라는 착각, 혹은 만능이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 한다"며 "게임에서의 재미는 디자이너가 설계하고 발견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좋은 결과를 원한다면,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답보다 질문이 중요한 시대이며, 질문의 품질이 게임 플레이의 밀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며 "책을 읽지 않아도 요약해 주는 시대가 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선 더 깊이 있는 사고와 배경지식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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