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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양제지 "비상장사로 돌아갈래"
이세정 기자
2025.06.19 08:03:13
유통주식 싹쓸이에 자진 상폐설 '무게'…배당 독식, 정부 규제 회피 '효과'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시장 관심이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으로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해소해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저PBR 기업에 패널티 부과가 예상된다. 기업을 압박해 스스로 경영 개선 노력을 펼치고, 기업가치 제고에 따라 증시를 끌어올리자는 취지다. 이에 딜사이트는 전통적 저PBR주로 분류되는 제지업과 자동차부품업 등을 중심으로 당면한 과제와 대응 방안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권택환 신대양제지 부회장. (제공=SK C&C)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대양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신대양제지가 유통주식수를 전체의 12% 남짓한 수준까지 축소시키면서 자발적 상장폐지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신대양제지가 비상장사로 회귀하려는 이유로는 상장유지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애초 폐쇄적인 경영 문화를 구축 중인 데다, 경영 승계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저PBR 상장사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무시할 수 없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6일 종가 기준 신대양제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4배로 나타났다. 주가를 순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인 PBR은 통상 1배 미만일 경우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량한 재무구조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추후 주가 상승과 공격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 2023년부터 자사주 공격 매입…오너가 지배력 굳건, 필요성 '글쎄'


사양산업으로 치부된 국내 골판지 제조업은 전통적인 저PBR주다. 실제로 신대양제지의 PBR은 ▲2020년 말 0.54배 ▲2021년 말 0.62배 ▲2022년 말 0.56배 ▲2023년 0.32배 ▲2024년 말 0.29배에 그쳤다. 때문에 신대양제지는 PBR이 1배 이상을 넘긴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항상 '주가 상승 유망주'로 불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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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신대양제지가 상장사 지위를 내려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수년 전부터 상장폐지를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현 기준 신대양제지의 유통주식수는 약 12.7%로 추산된다. 세부적으로 권혁홍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60.6%이며, 자사주는 26.7%다. 신대양제지 오너일가는 빠른 속도로 시중에 풀려있는 주식을 긁어모으고 있다. 예컨대 2022년 말 35.2% 수준이던 신대양제지의 유통주식수는 ▲2023년 말 25.6% ▲2024년 말 17.5%로 줄었다.


주목할 부분은 신대양제지 오너일가가 지분을 확대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이 회사가 처음으로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회계연도(FY)1999부터 지금까지 오너가 지분율은 항상 50%를 웃돌고 있다. 일찍이 절대적인 지배력을 구축해 둔 터라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했다.


신대양제지 측은 시장에 거론되는 상장폐지설에 대해 "검토 중인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회사를 둘러싼 대내외적 이슈들을 고려할 때 상장폐지가 오히려 이득이라는 이유에서다.


◆ 폐쇄적 지배구조, 시장 간섭 최소화…자금 조달 이슈 없어


폐쇄적인 기업문화를 고수 중인 신대양제지는 비상장사로 전환하면서 일반주주들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다. 표면적으로 신대양제지는 권 회장과 전문경영인(CEO)인 이상천 대표가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오너가의 독단적인 경영 견제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 뒀다. 


하지만 권 회장을 비롯해 세 자녀와 부인 총 5명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데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과반수에 못 미치는 3명 뿐이다. 이사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사외이사 3인의 지난해 이사회 평균 참석률은 30%를 밑돌았다.


신대양제지 주주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살펴보더라도 신대양제지의 후진적인 거버넌스는 유독 두드러진다. 신대양제지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고작 20%에 불과했다. 총 15개의 핵심지표 가운데 ▲이사회 구성원 단일성이 아님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 존재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단 3개 항목만 이행하고 있어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분석한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자산 5000억원 이상 비금융 상장사 501개 기업의 평균 준수율 54.4%와 비교할 때 34%포인트 넘게 차이가 난다.


여기에 더해 신대양제지가 무차입 경영에 돌입했다는 점은 자금 조달 리스크 해소와 맞물려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차입금이 음수인 만큼 모든 차입금을 갚아도 현금이 남는다. 특히 신대양제지는 당분간 자본적지출(CAPEX) 계획이 없다. 이는 당분간 은행에서 현금을 차입하거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 비상장사 전환 땐 배당 독식, '후계자' 권택환 부회장 주머니로


신대양제지가 온전한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 역시 상장폐지설의 설득력을 높인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1941년생의 권 회장(지분율 17.23%)이다. 차기 회장으로 점쳐지는 장남 권택환 부회장은 3대주주(13.75%)인데, 그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친이 보유한 주식을 넘겨 받아야 한다. 시장은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 저평가를 유도한다고 분석하는데, 신대양제지의 PBR이 줄곧 1배를 하회한 이유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단순하게 신대양제지가 상장사일 때보다 비상장사로 전환했을 때 자금 지출 부담이 가중된다.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로 추정한 신대양제지의 주당가격은 1만3162원이다. 만약 권 회장 지분 전량을 장남이 증여 받는다면 약 550억원 가량을 내야 한다. 반면 16일 종가(1만2570원)를 대입하면 세금 규모는 약 524억원이다.


신대양제지 주가 추이. (그래픽=신규섭 기자)

하지만 신대양제지가 상장폐지될 경우 6000억원에 육박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오너일가가 독식할 수 있다. 더군다나 가장 많은 과실(果實)을 딸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은 권 부회장이다. 신대양제지 2대주주인 신대한판지는 신대한인쇄와 권 부회장 등이 지배하고 있으며, 신대한인쇄는 권 부회장과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신대양제지 오너일가가 정부 규제에 기민하게 대처해 왔다는 점도 있다. 앞서 권 부회장은 2016년 3월부터 부친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해 왔으나, 2022년 1월 돌연 대표 직에서 내려왔다. 회사 측은 일신 상의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당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던 터라 사법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신대양제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지만,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이 아직 발표되지 않아 구체화된 계획은 없다"며 "자사주 매입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차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대양제지는 아직까지 강제 상장폐지 대상은 아니다. 현행 법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상장사의 유통주식수가 5% 미만일 때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한다. 신대양제지가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약 8%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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