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올해 1분기 적자 전환하며 주춤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신규 펀드 투자 집행에 집중하면서 회수 실적이 줄어든 탓에 성과보수를 인식하지 못한 데다 일부 포트폴리오의 지분법손실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올해 스틱인베스트먼트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매출)은 1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마이너스(-) 57억원, -4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24년 1분기 대비 실적 지표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모습이다.
적자 전환의 배경으로는 지분법손실 확대가 꼽힌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매출 구성은 ▲지분법이익(손실) ▲관리보수 ▲성과보수 ▲기타 영업수익 등으로 이뤄져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지분법이익은 지난해 33억원에서 올해 3억원으로 급감했으며 지분법손실 역시 지난해 9억원에서 12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분법손실은 투자기업이 운용중인 투자조합 또는 사모펀드(PEF)를 통해 투자한 피투자기업의 손실을 지분율에 따라 투자기업의 재무제표에 반영한 값이다. 즉 PEF 운용사가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투자한 상장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거나 손실이 발생했을 때 손실 규모에 비례해 PEF 운용사의 장부금액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는 장부상의 수치로 실제 현금 지출이나 유입은 없지만 전체 순이익에 반영되는 만큼 PEF 운용사의 투자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고 있는 PEF 펀드 중 지분법손실을 가장 많이 낸 펀드는 -48억원을 기록한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다. 해당 펀드는 1조2200억원 규모로 2019년 결성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뮤직카우 ▲쥬비스다이어트 ▲하이파킹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등이 있다. 이중 뮤직카우와 쥬비스다이어트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해당 포트폴리오의 실적 저하가 펀드 전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지분법손실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성과보수 부재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성과보수는 운용하고 있는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이 기준 수익률을 넘겼을 경우 위탁운용사(GP)에 초과수익의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1분기 성과보수 0원을 기록했다. 굵직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가 있었던 2023년과 달리 지난해부터는 신규 결성한 펀드의 투자 집행에 무게를 두면서 회수 실적이 줄었고 이에 성과보수도 자연히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부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2023년 2조원 규모로 결성한 '스틱오퍼튜니티3호' 펀드를 통해 지난해 바닥재 전문 기업 녹수를 4500억원대에 인수했으며 1조원대 규모의 티맥스데이터 인수 딜에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공동투자 형태로 참여해 약 3400억원을 책임졌다.
이밖에 2000억원 규모의 재원산업 인수도 완료했으며 최근에는 '스틱케이그로쓰사모투자합자회사'를 활용해 서울공항리무진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한 투자 집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수 구간에 진입하지 못한 만큼 당분간 성과보수 인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회수보다는 투자에 집중한 시기로 성과보수 인식이 제한됐고 일부 포트폴리오의 회계상 평가 손실을 반영하며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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