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2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하는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순이익이 급감했다. 국내 경기침체 장기화로 보증보험에 가입한 자산의 부실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여파로 고객의 채무불이행 사례가 급증한 게 순이익 감소로 직결된 모양새다.
다만 시장에서는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순이익 급감에도 서울보증보험의 기초체력은 우수하다는 평가다. 준수한 재무건전성과 주주친화적 접근을 바탕으로 예정된 IPO를 흥행으로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를 본격화했다. 이번 공모로 전체 발행주식의 10%인 구주 698만2160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한다. 희망공모가액은 2만6000원부터 3만1800원으로 모집 총액은 최저 1815억원, 최대 2220억원이 예상된다.
이는 2023년 IPO 당시 공모가액보다 35%~38% 하향조정한 것이다. 희망공모가 하향으로 모집 총액도 3만9500~5만1800원에서 감소했다. 시장 친화적인 접근으로 오는 3월 중 IPO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이 서울보증보험의 계획이다.
서울보증보험의 주주친화적인 접근에도 시장에서는 지난해 급감한 순이익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2023년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후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상승했던 국내 기준금리가 조금씩 낮아지는 움직임에도 경기 침체는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보증보험 특성상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서울보증보험의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외국계 평가기관들도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고 있어 경기 회복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2조39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9778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21억원에서 1691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순이익은 2648억원에서 1305억원으로 50.7%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국내 일반 손해보험사 11개사의 평균 영업이익(9067억원)과 순이익(6811억원)을 한참 하회한다. 영업수익 증가에도 서울보증보험의 이익이 감소한 원인은 급격한 경기침체에 있다. 서울보증보험 보험영업수익(1조5702억원)의 90.3%를 차지하는 보증보험(1조4179억원) 가입 고객들의 채무불이행이 영업비용 증가를 초래한 것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꼽힌다. 2022년까지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며 투자자가 몰렸지만 기준금리 상승과 분양 침체가 겹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전세보증금 등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늘어났다. 고객들의 채무 일부를 서울보증보험이 떠안으며 비용 지출이 많 증가했다.
보증보험의 특성상 경기변동에 따라 수익성 변동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서울보증보험의 설명이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경기 악화 등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보험계약이 증가할 경우 당사의 영업실적 및 재무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에도 서울보증보험은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총계는 4조1009억원, 자본총계는 5조1220억원으로 부채비율 100%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손해율(49.6%)과 사업비율(17%)도 국내 보험사 평균(84.1%, 21.6%) 대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 개선에 필요한 '기초체력'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오랜 시간 영업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축한 위험관리 체계 및 보험심사 역량으로 양호한 손해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 일반 손해보험사 대비 안정적으로 수익 추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보증보험은 20일부터 5영업일 동안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3월 5일부터 6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공모자금은 서울보증보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IPO 주관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대표주관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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