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국면 속에서도 하이브리드(HEV) 등 고부가가치 모델을 앞세워 두 자릿수 매출 증대를 실현했다. 또한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 확보를 위해 올해 17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한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 평균판매단가 개선, 매출 증대…판매보증충당부채 영향 영업익 '삐끗'
현대차는 올해 4분기 매출은 46조6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8222억원으로 17.2% 감소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12.3% 증가한 2조474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매출 증대는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개선에 기인한다. 또한 금융 부문의 실적 개선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인센티브 증가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기말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발생한 판매보증충당부채 영향으로 영업익은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6만6239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2% 감소한 규모다.
시장별로 보면 국내에서는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폭설로 인한 공급 차질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18만9405대가 판매됐다. 해외에서는 북미 지역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29만 4384대를 기록했지만, 중국과 유럽 지역 수요 감소로 1.6% 줄어든 87만6834대의 실적을 냈다.
글로벌 친환경차 실적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북미 지역 SUV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21.0% 증가한 20만9641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가 14만5732대, 전기차가 5만3035대씩 판매됐다.

◆ 시장 불확실성 지속, 부문별 시나리오 마련…품질‧원가 개선 집중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전기차 캐즘, 매크로(거시 경제)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안감 증대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부문별 대응책과 시나리오를 마련해 체계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몇년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대내외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근원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치밀한 내부 진단과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경쟁 우위 확보를 목표로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 ▲품질 확보 ▲원가 개선 ▲판매 효율화 ▲내부 혁신 ▲대내외 소통 강화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판매 부문에서는 전기차 관련 북미 현지 생산 체계를 본격 가동하는 한편, 유연한 경영 전략을 통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목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고객의 맞춤형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제품 종류 및 세그먼트별 사양과 트림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 도매판매 목표치 417만대…기말 배당금 6000원, 밸류업 지속
현대차는 올해 연결 기준 연간 가이던스를 제공하고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도매판매 목표를 417만대로 설정했다. 또한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3.0~4.0%로,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7.0~8.0%로 세웠다.
올해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환 대응, 미국 전기차 공급망 구축, 지속적인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R&D(연구개발) 투자 6조7000억원 ▲설비투자(CAPEX) 8조6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 등 총 16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실적 호조를 반영해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주당 60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4년 연간 배당은 1~3분기 배당 합계 6000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5.3% 증가한 주당 1만2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3개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인 '배당성향 25% 이상 설정'에 따른 배당액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급변하는 대외 환경으로 손익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북미 지역의 판매 확대 및 하이브리드 비중 증대 추세가 이어지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주주환원률(TSR) 35% 달성 등 앞서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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