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KDB산업은행이 올 상반기 혁신성장펀드 출자사업을 본격화한 가운데 일정을 지난해보다 두 달 앞당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5~6월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연말까지 결성 시한이 촉박하다는 애로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혁신성장펀드 출자사업 재정모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올리고 출자사업을 본격화했다. 모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희망하는 하우스는 오는 21일 오전 11시까지 제안서 접수를 마쳐야 한다.
이번 혁신성장펀드 출자사업은 지난해와 비교해 두 달가량 빨리 진행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에는 3월 초 재정모펀드 운용사 선정 공고를 올리고 다음달 초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 이어 곧바로 자펀드 1차 GP 선정 계획을 공고하고 같은해 5월 2차 선정 계획을 공지했다. 이어 지난해 5월 말 1차 GP 선정을 마쳤고 다음달인 6월 말 2차 GP 선정을 마무리했다.
문제는 펀드 결성 시한이었다. 산업은행 공고에 따르면 최종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PEF 운용사는 지난해 말까지 펀드 결성을 마쳐야 했다. 1차 GP에 선정된 하우스에게는 7개월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2차 GP의 경우 이보다 짧은 6개월을 부여했다.
올해 5월까지 멀티 클로징이 가능하다는 단서가 있긴 있었지만 GP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고 한다. 더욱이 결성 시한을 연장받기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승인이 있어야 했다. 업계에 따르면 펀드 결성은 통상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국내 펀딩 시장이 얼어붙어 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고환율‧경기침체에 부진한 주식시장 상황까지 겹치면서 LP들의 투자금 회수가 만족스럽지 못했고 이는 시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졌다. 특히 금융지주, 시중은행 등 민간 LP의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을 관리하느라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바젤3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맞추느라 VC와 PE 출자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
혁신성장펀드 GP로 선정된 일부 하우스들은 연말 1차 클로징을 맞추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산업은행이 멀티 클로징을 승인해주면서 올 5월까지 결성 시한을 연장할 수 있었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GP들의 어려움을 접수하고 올해 출자사업을 두 달가량 서둘렀다. 덕분에 GP들은 두 달이라는 시간을 벌었고 이는 향후 펀딩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GP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결성 시한이 촉박하다는 애로사항을 접수해 출자사업을 앞당겼다"며 "투자업계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PEF 운용사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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