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아티스트스튜디오(전 래몽래인)의 경영권 분쟁이 배우 이정재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전 와이더플래닛)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러한 가운데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됐던 '공동경영' 약속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올해 초 투자계약 당시 이정재 씨가 김동래 전 대표의 주식 처분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김 전 대표는 이정재 씨가 '공동경영'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정작 계약서상에서는 공동경영 계획이 없었다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4일 딜사이트가 확보한 아티스트스튜디오의 '보통주 투자 계약서'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3월12일 이정재 씨와 아티스트유나이티드, 박인수 전 위지윅스튜디오 대표 등과 총 290억원의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달 20일 납입이 완료되며 최대주주는 김 전 대표 외 1인에서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외 2인(지분율 29.33%)으로 변경됐다.
이번 투자 계약에서 주목할 부분은 투자자 대표인 이정재 씨가 당시 김 전 대표의 보유 지분 13.41%(131만8295주)에 대해 아무런 제한 조건을 걸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투자계약서 내 '거래완료 후 지분의 처분에 관한 사항'을 살펴보면 '이해관계인(김동래 대표)은 투자자대표(이정재)의 사전 서면 동의가 없어도 원칙적으로 일반 매각하는 것은 자유롭다'고 명시돼 있다.
김 전 대표가 보유한 지분이 적지 않았던 터라 향후 블록딜을 할 경우 3일 전에 투자자 대표인 이정재 씨에게 알려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원칙적으로 김 전 대표의 장내매도를 허용한 셈이다. 만약 공동경영 계획이 있었다면 이처럼 장내매도를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투자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밖에도 해당 계약서에는 김 전 대표를 포함한 기존 이사 8명 및 감사의 사임서 및 인감증명서를 이정재 씨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영권 이전 계약을 이례적으로 신주발행 방식으로 추진했다는 점도 기존 최대주주의 엑시트를 염두해 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통상 최대주주의 보유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 30%가량을 붙여 매각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투자자 대표인 이정재 씨와 김 전 대표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을 택했다. 확정된 경영권 프리미엄은 받지 못하지만 주가 상승 시 더욱 많은 투자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전신인 와이더플래닛이다. 이정재 씨와 정우성 씨가 와이더플래닛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랐다. 당시 이들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와이더플래닛은 8연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기존 최대주주였던 구교식·정수동 공동대표는 성공적인 엑시트를 할 수 있었다. 현재 구교식·정수동 공동대표는 각각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지분 7.8%, 5.5%씩을 보유 중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볼 때 김 전 대표도 제2의 와이더플래닛을 목표로 했을 수 있다"며 "다만 주가 인상폭이 와이더플래닛에 한참 못 미치면서 갈등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지난 6월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정재 씨를 경찰에 사기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공동경영 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업체의 매니지먼트부문 인수, 미국 연예기획사로부터 투자 유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자신을 기망했다는 취지다. 이에 이정재 씨 측도 김 전 대표에 대해 무고와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정재 씨 측 관계자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공동경영 목적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바인딩 계약을 체결해 주식 매도를 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엔터사의 매니지먼트부문 인수와 미국 연예기획사로부터의 투자 유치는 경영권 인수를 위한 투자의 전제조건이 아니었다"면서 "(아티스트스튜디오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미국 연예기획사와 투자 유치 논의도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장내매도를 허용한 투자계약서 내용 등을 묻기 위해 김 전 대표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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