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위지윅스튜디오'의 자회사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지적이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던 자회사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에이투지엔터)가 발행한 전환우선주(CPS)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이 행사돼 위지윅이 200억원이 넘는 채무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향후 추가로 풋옵션이 행사되면 자금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합콘텐츠 기업 위지윅은 자회사 에이투지(AtoZ)엔터 주식을 추가로 인수했다. 인수 주식 수는 3만3496주, 취득금액은 207억원 규모다. 이번 지분 인수로 위지윅의 에이투엔터 지분율은 68.71%로 상승했다.

위지윅의 이번 지분 인수는 에이투지엔터 CPS에 대한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후속조치다. 앞서 에이투지엔터는 2023년 3월 1회차 CPS를 발행했다. 발행 주식 수는 1만5350주, 주당 발행가는 181만3461원, 총 278억원 규모다. 전환우선주는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주식을 뜻한다.
에이투지엔터의 전환우선주에 투자한 곳은 디에스-신한-제이비우리 뉴미디어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디에스신기술조합1호)다. 디에스신기술조합1호는 에이투지엔터 CPS에 투자를 하면서 IPO와 관련해 옵션 조항을 달았다.
2년 이내 상장예비신청서 제출이나 상장회사와의 합병계약 등을 하지 않는 경우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전부 또는 일부를 투자원금 및 연복리 9%의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위지윅 등에 매도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해당 풋옵션과 관련한 마감시한은 올해 3월 23일까지였다. 하지만 에이투지엔터가 상장예심청구 등 상장과 관련한 구체적 행보를 보이지 않으면서 마감시한 이틀을 앞둔 지난 21일 디에스신기술조합1호는 207억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했다.
결과적으로 위지윅은 에이투지엔터 지분을 비자발적으로 인수한 셈이다. 주당 인수가는 61만6831원으로 발행 당시보다 가격이 3배가량 감소했다. 이는 2023년 5월 1대3 무상증자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풋옵션 행사를 두고 콘텐츠산업의 업황 악화와 에이투지엔터의 실적 하락 탓에 투자자가 IPO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봤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실제로 현재 콘텐츠 회사들은 인건비 등 제작비 상승과 콘텐츠 공급 과잉 탓에 전반적인 수익 악화로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에이투지엔터도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467억원으로 전년대비 26.6%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역시 각각 56억원, 64억원으로 전년대비 더욱 악화됐다.
향후 추가적인 풋옵션 청구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이투지엔터 전환우선주에 투자한 투자자는 디에스신기술조합1호 한 곳으로 파악된다. 디에스신기술조합1호이 에이투지엔터 등과 맺은 CPS 풋옵션과 관련해 위지윅이 인식한 금융부채는 총 402억원이다.
당기손익인식금융부채로 402억원을 인식하고 있는데 당기손익인식금융부채는 단기매매항목으로 지정된 유동부채에 해당한다. 이번에 CPS 풋옵션 행사 금액을 제외하면 약 200억원 수준의 유동부채를 추가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위지윅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212억원 수준이다. 디에스신기술조합1호는 이번에 풋옵션 일부만을 행사했다. 향후 추가로 풋옵션이 행사되면 위지윅의 재무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지윅 관계자는 "회사와 투자자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것은 동일하다"며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자회사 지배력을 높이고 향후 상장 시 구주매출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에이투지엔터 상장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위지윅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 선정 전 필요한 내부 준비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투지엔터는 2022년 7월 위지윅 자회사 4곳이 통합해 출범한 종합 매니지먼트 제작사다. 이미지나인컴즈)가 에프포스트, 팝뮤직, 고즈넉이엔티를 흡수합병한 뒤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기업명에서 보듯 'A to Z'까지 콘텐츠 제작부터 IP(지식재산권) 개발, 연예 기획, 콘텐츠 후공정 작업까지 원스톱 제작 시스템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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