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자체 경쟁력 제고를 위한 4대 핵심전략과 중장기 목표를 공개한 가운데, 하반기부터 브랜드 판촉사원 1400여 명을 직고용하기로 한 결정이 재조명받고 있다. 당시 시장에선 이 회사가 고강도 조직 슬림화를 진행하고 있었기에 인건비 부담이 발목을 잡으리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올해 3분기 개선세를 이어나가며 반전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결국 현 시점에선 '파견직 직고용'이라는 승부수가 재고자산 건전화는 물론 실적 턴어라운드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관측들도 나온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6월 삼성전자·LG전자 등 브랜드 판촉사원들의 파견근무를 종료하고 매장 영업직원 1400여 명을 직접 고용해 배치하기로 했다. 실제 지난 5월 초부터 이 회사는 경력 및 신입 직원들에 대한 공개채용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 판촉사원의 90% 이상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7월부터 채용한 판촉사원을 전국 매장에 배치했다.
그 동안 가전양판점의 경우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파견직 근무자를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롯데하이마트의 결정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당시 시장에선 롯데하이마트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에 울며 겨자먹기로 '파견직 직고용'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 2020년 파견된 가전업체 직원들에게 다른 가전업체 제품을 판매하게 한 것은 대규모 유통업법에 위반된다며 롯데하이마트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파견직 직고용'으로 롯데하이마트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이사 수요 감소, 백화점과 온라인 채널의 성장 등 요인으로 실적부진을 겪은 롯데하이마트로선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하이마트의 영업이익은 2019년 1099억원에서 2022년에는 마이너스(-)52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우려에도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개선세를 이어나가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당초 증권업계는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3분기 31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특히 같은 기간 인건비가 5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억원이나 상승했음에도 순이익은 268억원으로 전년(271억원)과 비슷하단 점이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현 시점에선 롯데하이마트의 승부수로 '재고자산 건전화' 작업도 가속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직고용된 사원들은 기존 파견직과 다르게 모든 제품에 대한 판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가전양판점을 찾는 이유도 다양한 제품을 비교하기 위함인데, 이를 위해선 판촉사원의 직고용이 전제되야 된다는게 사측의 판단이다.
실제 롯데하이마트는 재고자산을 5단계로 분류해 인기가 많은 제품은 전면에 배치하고 이외 제품은 서서히 줄여나가는 식의 건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가전제품을 직매입하는 업의 특성상 철저한 재고관리가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롯데하이마트 재고자산은 2021년 5220억원→2022년 4714억원→2023년 3433억원으로 우하향 추세다.
파견직 직고용 결정이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초석이 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이 회사는 이달 1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2029년까지 매출 2조8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동시에 ▲매장 혁신 ▲고객 평생 케어 서비스 확대 ▲PB 및 해외브랜드 강화 ▲온오프라인 경험 일체화 등 '4대 핵심전략'을 공개했다.
이 중에서도 'PB상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난 2020년부터 연평균 20%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한 PB브랜드(하이메이드)를 버리고 리브랜딩 작업을 개시할 정도다. 이 회사는 리브랜딩 작업이 끝난 이후 1400명의 현장 판촉직원들을 기반으로 PB상품을 각 카테고리별 판매량 3위 안에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7월에 진행한 현장 인력구조 혁신을 계기로 다양한 브랜드의 상담, PB, 케어서비스 등 당사만의 강점들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온·오프라인 통합 인적 역량 강화를 통해 4대 중점 사업전략의 유기적인 연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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