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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 리더십도 확보
김민기 기자
2024.11.14 06:00:29
HBM3E 16단 MR-MUF 적용 성공, HBM4에서도 순항 기대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서 '차세대 AI Memory의 새로운 여정, 하드웨어를 넘어 일상으로'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2024.11.4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16단을 세계최초로 개발하면서 압도적인 성능과 타임 투 마켓(적기 시장 공급) 능력을 증명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본딩이 적용될 것이라고 예측됐던 16단에서 매스 리플로우 몰디드 언더필(MR-MUF) 방식을 성공시키면서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20단에서도 SK하이닉스가 MR-MUF가 성공한다면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을 늦출 수 있어 본딩 공정 변화로 인한 변수를 줄이고 HBM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4일 '2024 SK AI 서밋'에서 "차세대 HBM4에서 12단과 16단 제품이 주력으로 예상돼 HBM3E를 이용해 선제적으로 개발 중"이라며 "내년 초 HBM3E 16단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SK하이닉스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의 16단 제품 출시를 세계 최초로 공식화했다. 당초 반도체 업계에서는 HBM이 16단을 넘어갈 경우 D램 적층수가 늘어나면서 HBM 패키지 두께를 유지하기 어려워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웨이퍼나 다이를 적층해 하나의 반도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입출력(I/O)과 배선 길이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C(열압착)-NCF(비전도성 접착 필름) 방식을 사용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HBM4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이 본격 적용되면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자체가 아직 개발 중인 상태라 메모리 제조사의 성공 여부에 따라 HBM 시장 판도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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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의 경우 아직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부족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기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제덱, JEDEC)가 HBM4의 표준을 720마이크로미터(μm) 보다 두꺼운 775마이크로미터로 패키지 두께 기준을 완화하면서 기존 본딩 기술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어드벤스드 MR MUF 방식을 16단에 안정적으로 적용하면서 아직 개발이 좀 더 필요한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권종오 SK하이닉스 팀장은 "16단부터는 층수가 높아지다 보니 하이브리드 본딩이 주력 공정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면서도 "소재와 공정 장비를 다변화하면서 어드밴스드 MR-MUF를 통해 칩 간격을 기존 대비 50%까지 줄일 수 있게 돼 주력 공정으로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HBM3E'가 전시돼 있다. 2024.11.4 (사진=뉴스1)

이번 SK하이닉스의 HBM3E 16단 발표는 단순히 단수를 높인 것이 아니라 향후 HBM4에서도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아직 본격 양산에 들어가지는 않고 샘플 단계인 만큼 엔비디아 측에서 HBM3E 16단을 사용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HBM3E 16단 제품이 12단 대비 학습 성능은 18%, 추론 성능은 32% 향상되면서 AI서버의 네트워크 구성 비용을 낮출 수 있어 투자 대비 수익률에서 유리해 양산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가 HBM3E 16단이 적용될 제품이 아직 로드맵에 없어 양산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HBM4 16단 제품에서 어드벤스드 MR-MUF가 적용된 제품을 양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당초 D램 고단화의 기술적 어려움으로 HBM4도 12단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16단 개발에 성공하면서 HBM4는 16단과 20단이 주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직 경쟁사의 경우 12단 제품도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라 SK하이닉스가 HBM에서 한발 더 앞서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수율면에서도 12단 제품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HBM3E 8단의 경우 수율이 70% 수준으로 알려졌다. 12단이 60% 중후반대, 16단이 60% 초중반대 수율로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12단과 16단도 수율이 70%대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와 더불어 하이브리드 본딩도 병행해서 개발 중이다. 지속적으로 두 패키징 기술을 경쟁시키면서 우수한 공법을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MR-MUF 활용이 강화되면서 TC본더 장비도 다원화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 이외에 ASMPT 장비도 컨디셔널(조건부) 대량 수주(약 31대)를 진행했다. 다만 현재 ASMPT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장비 도입이 미뤄지면서 SK하이닉스가 부족한 HBM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한미반도체 장비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정밀기계도 연내에 SK하이닉스의 퀄 통과를 기대 중이다. 


권종오 팀장은 "차세대 HBM의 16단 제품에도 어드밴스드 MR-MUF를 활용할 계획"이라며 "20단까지도 어드밴스드 MR-MUF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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