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의 올 4분기 영업이익도 3분기 대비 소폭 늘어난 9조4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IT 수요 회복이 더뎌지고 있고 메모리 가격 상승도 제한적이지만 반도체(DS)부문의 인센티브 충당금 설정 등 일회성 비용 요인이 해소됐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내년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4) 등 새로운 신규 제품의 적용이 계획돼 있고, 엔비디아 납품 등이 본격화 돼 영업이익이 40~55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올 4분기 삼성전자가 3분기 대비 준수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은 9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 중이며, DB금융투자는 9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증권사의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분기 대비 2.2~4.3% 증가한다.
업계에서는 4분기 역시 HBM의 실적이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4분기 HBM이 D램 매출액의 25%, HBM3E의 매출 비중이 HBM 매출액의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HBM3E 12단 퀄테스트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판가름 나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일단 업계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가 밝힌 내용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의 HBM3E 퀄테스트를 통과했고, 4분기부터 본격 출하가 시작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울러 엔비디아가 HBM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SK하이닉스 이외에 벤더 다변화가 필요해진 상황이라는 점도 이러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에 일회성 비용 요인까지 해소되면 4분기 DS부문의 영업이익은 3분기 대비 67% 급증한 4조9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인 CXMT의 증설로 인해 D램 가격이 하락되고 있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레거시 제품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LPDDR4시장 점유율 하락이 커지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10월말에 발표된 4분기 모바일 D램 고정가격은 스마트폰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해 LPDDR5와 LPDDR4 모두 전분기 대비 12.0% 이상 하락했다. 수요가 양호한 서버 DDR5만 10월 고정가격이 3~4%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LPDDR4 설비를 엔비디아향 HBM3E로 전환시키면서 D램 사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 향상을 도모할 전망이다. 파운드리 역시 내년 3분기부터는 적자를 끊고 흑자전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메모리사업부도 2분기부터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5년이 DRAM 사업의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올해 연말 H200에 HBM3E 8단 제품을 공급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블랙웰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며,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10나노급 D램 1c 공정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최근 문제점이 해결되면서 HBM4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 축소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은 HBM의 수율 확보가 본격화 되면 내년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55조원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 DS 전체 영업이익률은 16.1%로 SK하이닉스 35.0%와 TSMC 45.2% 대비 크게 부진할 것으로 보이며 파운드리의 영업이익률은 -25%대로 예상된다"며 "SSD 등 낸드에서 경쟁력은 여전히 확인되고 있고 향후 체질 개선을 통해 HBM과 파운드리에서 경쟁력이 복원된다면 실적 회복도 가속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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