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상용화를 통해 체질 개선을 예고한 네이버가 임팩트 펀드를 조성해 향후 6년간 1조원 규모의 기술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모델을 활용하기보다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의 기술 경쟁력을 높여 AI 서비스 생태계를 내재화해 나가기 위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단 24(DAN 24)' 기자간담회에서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는 자원을 전략적으로 투입해 서비스 전반에 걸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경쟁사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AI 기술 가운데 꼭 필요한 기술은 내재화 하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또한 "과거 네이버랩스를 통해 공간 지능 기술에 대한 선투자를 진행했던 것처럼 앞으로 AI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할 예정"이라며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수익과 전략적 투자 비용에 대한 결과가 내년 실적 발표를 통해 나오겠지만 (AI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부연했다.
네이버는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다. 그동안 검색 서비스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출의 20~25%를 투자했던 것과 같이 AI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네이버는 임팩트 펀드를 조성해 AI 기술 분야에만 향후 6년간 1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임팩트 펀드는 네이버가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 상생 프로그램 '프로젝트 꽃'을 AI 기술 분야로 확장한 것으로 기술투자와 함께 생태계 참여자들과의 상생이 목표다. 구체적으로 ▲누구나 AI를 비롯한 네이버의 다양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테크 임팩트' ▲고유한 아이디어와 상품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업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비즈니스 임팩트'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건강한 커뮤니티 조성에 기여하기 위한 '커뮤니티 임팩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의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임팩트 펀드를 운영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프로젝트 꽃은 검색, 커머스 서비스 부문에서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면 임팩트 펀드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과 인프라에 대한 접근권도 중요한 아젠다로 보고 있다"며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밀접하게 연결해 보다 많은 AI 기업과 인재들이 나올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AI 기술 투자와 관련해 미국 대선 결과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시장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 대표는 "트럼프 정부가 추구하는 빅테크 기업과 AI 기술에 대한 비규제적인 방식이 향후 빅테크 간의 인수합병(M&A)을 자유롭게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이와 반대로 국내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규제 상황이 맞물릴 수 있기 때문에 네이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면밀히 보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