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국내 동박 1위 기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이하 롯데EM)도 결국 적자 전환 했다.
롯데EM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114억원과 영업손실 317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공시했다. 매출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김병수 롯데EM IR(Investor Relations) 팀장은 "유럽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고객들이 재고 조정에 나서며 매출이 줄어들었다"면서 "영업적자는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가 늘어난 가운데, 말레이시아 법인 환손실과 재고 평가 손실도 발생한 탓"이라 분석했다. 다만 순이익은 65억원으로 같은 기간 6.3% 줄어드는 데 그쳤는데, 해외 자회사의 환이익이 반영된 덕분이다.
롯데EM은 주력 시장인 유럽에서의 판매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며 4분기 실적 개선도 쉽잖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북미에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북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5% 가량 늘었다.
이날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김연섭 롯데EM 대표는 "4분기에는 핵심 고객사의 북미 합작 공장 양산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다시 늘 것"이라며 "내년 북미 판매량은 올해 대비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2025년에는 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재개와 다수 신차 출시 효과도 더해지며 매출 회복이 기대된다는 전언이다.
또 김 대표는 "당사는 북미 전기차용 동박 시장 1위 업체로 시장 점유율은 작년 10%에서 올해 30%, 내년에는 4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고객 다각화 노력과 더불어 자사 하이엔드 제품이 오는 2026년부터 4680(지름 46mm, 높이 80mm) 원통형 배터리 등 차세대 전지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데 따라, 북미 시장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롯데EM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 양산 등과 관련된 중장기 성장 전략을 마련해 기술·시장 리더십 모두 확보해 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주요 고객과 테스트, 공급을 논의 중인 4680 배터리용 '하이엔드 동박'과 배터리 생산성을 높여 주고 음극 활물질 박리를 막는 '고밀착 동박', 인공 지능(AI) 가속기용 '초저조도 동박' 등 신규 제품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라 이해관계자, 투자자들에게 죄송하고, 경영진 모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고 내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기회를 신속히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EM은 실적 악화에도 양호한 재무 건전성을 기록했다. 부채가 지난 9월 말 기준 514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80억원 늘고, 부채 비율은 27.9%로 6.2%포인트(p) 상승했지만 순차입금 비율은 -19.2%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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