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하이브리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가 대주주 간 신경전에 꼼짝없이 휘말린 모습이다.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인 AP홀딩스가 경영권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하면서, 최근 지분을 취득한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업 진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AP홀딩스와 대명소노그룹이 '불편한 동거'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한다. 오히려 AP홀딩스나 대명소노그룹이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주식 매입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AP홀딩스 "경영권 매각 의사 없다"…2대주주 대명소노그룹 견제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AP홀딩스는 전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현재까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한 어떠한 협의도 진행한 적이 없으며, 관련 논의 역시 없었다"며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매각할 계획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AP홀딩스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업계 안팎을 떠도는 경영권 변동설에 대해 무시 전략으로 대응해 왔으나,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지기 시작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한 배경에는 대명소노그룹이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달 15일 JC파트너스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의 지분 50%(11%)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SPC는 에어프레미아 22%를 보유 중이다. 또 내년 6월까지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잔여 지분(11%)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한 만큼 에어프레미아 2대주주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에어프레미아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AP홀딩스 우호지분이 46%이며, JC파트너스 우호지분이 22%다. 나머지는 특정 세력과 무관한 개별주주들이 들고 있다. 만약 대명소노그룹이 콜옵션 행사를 완료한다면 JC파트너스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대명노소가 최종적으로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노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AP홀딩스와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대명소노그룹은 "경영권 인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 주주 수만 216명, 중립 세력 지분율 32%…과반 확보전 불가피
주목할 부분은 AP홀딩스가 대명소노그룹과 접촉한 적이 없을 뿐 더러 경영권 매각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점이다. 에어프레미아를 둘러싼 AP홀딩스와 대명소노그룹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6월 설립된 사모펀드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회사 사내이사로는 이재진 타이어뱅크 대표이사 겸 그룹 부회장과 문보국 에어프레미아 고문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40.55%)였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 회사 최대주주는 AP홀딩스가 됐다. 제이씨에이베이션과 제이씨성장지원사모투자합자회사(10.98%) 등이 보유 주식의 일부를 AP홀딩스로 처분했고, 김 회장과 타이어뱅크 등이 들고 있는 주식 중 소수도 넘겨받은 결과였다.
항공업계는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 2대주주에 오를 것으로 추정되는 내년 6월 이후부터 대주주간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에어프레미아 뿐 아니라 티웨이항공 2대주주 지위에 오른 상태인데, 항공업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단순 공동경영으로 만족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AP홀딩스와 대명소노그룹이 각각 지분 확보전을 펼치는 것이다. AP홀딩스가 기존에 언급한 대로 경영권 매각 의사가 없다면, 대명소노그룹을 견제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대명소노그룹 역시 2대주주만으로는 경영 참여에 제약이 존재한다.
AP홀딩스와 대명소노그룹은 에어프레미아의 기타주주를 적극 포섭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 설립 이후 잦은 대주주 변동과 경영진 교체를 겪으면서 주주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예컨대 2019년 말 기준 54명이던 주주 수는 2021년 99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말 기준 216명(32%)으로 나타났다. 이에 AP홀딩스와 대명소노그룹이 상대 측보다 먼저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영 주도권을 빼앗긴 쪽은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에어프레미아가 올해로 설립 8년차에 접어들었지만 단 한 번도 순이익을 내지 못한 데다 누적 결손금이 1400억원에 육박할 만큼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했으나, 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으로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안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는 과거 수차례 대주주가 변경되는 내홍을 겪으면서 경영환경이 위태로웠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계열 LCC 3사도 합병을 앞둔 만큼 사업 경쟁력 약화에 따른 도태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JC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제이씨에비에이션 1호와 AP홀딩스의 주주간 계약(SHA)에 따라 현재 AP홀딩스가 보유 중인 에어프레미아 지분 약 45%를 공개매각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JC파트너스는 AP홀딩스와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할 당시 2025년 6월부터 에어프레미아 주식을 공개매각을 할 수 있다는 조건을 넣었다. 현재 JC파트너스 보유분 주식 뿐 아니라 AP홀딩스가 매입한 주식 45%에 대한 매각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
JC파트너스 관계자는 "내년 예정된 공개매각에서 AP홀딩스나 대명소노그룹이 입찰자로 참여하고, 더 높은 가격을 써내는 쪽이 경영권을 가지게 된다"며 "만약 AP홀딩스가 소수지분을 끌어모아 지분싸움을 한다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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