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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냐 현대냐'…한남4구역, 수주 경쟁에 '술렁'
김정은 기자
2024.10.18 06:30:25
삼성물산 vs 현대건설, 재개발 참여의사…내년 1월18일 시공사 최종 선정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15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개요.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기자)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지난 16일 경의중앙선 한남역에서 나와 아파트 단지를 지나쳐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25분여 걸으니 재개발 사업을 추진중인 한남4구역이 나왔다. 비탈진 언덕에는 낡은 단독주택과 빌라가 다닥다닥 모여있다. 골목길은 차 한 대가 지나가기도 버거울 정도로 좁았다.


낡고 노후된 주택들이 삼삼오오 밀집된 한남4구역을 고급 아파트 단지로 변모시킬 건설사는 국내 굴지의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중에서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사는 내년 1월18일 조합원 총회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 삼성·현대 대형건설사 치열한 수주경쟁 예고…조합 '방긋'


시공사 선정까지 3개월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 2위에 오른 대형사가 수주경쟁을 맞붙는다는 소식에 한남4구역 조합원들은 들뜬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인근 한남5구역은 건설사 한 곳만 시공 참여 의사를 밝혀 유찰을 겪으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진 만큼 내심 우려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두 건설사가 수주전이 과열될수록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경쟁적으로 제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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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4구역 도시정비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일대의 16만㎡에 51개동에 2331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약 1조5723억 원 정도이며, 공사비는 3.3㎡당 940만원으로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남 4구역 조합원 수는 1160여명, 일반분양 물량은 1981가구 정도다. 한남뉴타운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축에 속한다. 두 건설사가 올해 하반기 서울 강남권의 대형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을 앞두고 있는 점도 한남4구역에서 자존심을 건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16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4구역 지역에 주택들이 모여 있다. (사진=딜사이트 김정은기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다음달부터 입찰제안서 확정과 홍보관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건설사의 수주 경쟁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조합원들과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다니며 제안서를 보여주며 설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남4구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책상에는 하나같이 현대건설이 제작한 메모지 등이 놓여 있을 정도였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별반 차이 없는 두 건설사가 붙는 상황인 만큼 조합원들은 아직까지 선호 시공사가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분위기다. 조합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업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의견을 달리한 정도였다.


한 80대 여성은 "23살 때 시집와서 여기서 50년 넘게 살고 있다"며 "오래 살던 집을 허무는 게 아쉽지만 재개발 추진에 대형 건설사가 참여한다는 소식에 가족들이 모두 기뻐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이 제안하는 내용이 어렵고 잘 몰라 나중에 가족들이랑 상의를 해볼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국내 1위 기업 브랜드를 가진 '삼성'에 더 마음이 가긴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50대 여성은 "솔직히 설계니 시공이니, 익숙하지 않아 잘 몰라서 더 공부를 해본 뒤 나중에 선호 건설사를 선정할 수 있을 거 같다"며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몇 번 집을 방문해 설명을 해줘서 더 마음이 기울기는 한다"고 말했다.


◆ 조합원들 "사업속도 빠르고 이익 더 많이" 한 목소리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들은 조합 측에 이득을 최대한으로 가져다주고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는 건설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한남4구역 조합장 관계자는 "두 건설사가 주는 제안서를 보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거쳐 조합원들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의 사업을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에 주택들 사이에 좁은 골목길이 이어져 있다. (사진=딜사이트 김정은기자)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과 보광동을 공유하고 있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냈다는 사실을 두고서도 조합원들 사이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한 40대 여성은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에 이어 한남4구역까지 지으면 아무래도 공사를 빨리빨리 진행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든다"며 "여기 인근에 현대 브랜드 아파트가 많아 아무래도 익숙하다는 점도 한 몫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50대 남성은 최근 한남3구역의 조합원이 현대건설과의 갈등 사례를 이야기하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달 초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가 재개발사업 수주 홍보 과정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승용차로 현대건설 본사를 들이받았다. 그는 "지난달에 뉴스에 떠들썩한 일이 있지 않았냐"며 "괜히 건설사와 조합원 사이에서 눈치 볼일 많으면 되레 사업 추진이 늦춰질까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관전 포인트는 한남 4구역 조합원 중 절반 이상이 원주민이 아닌 투자목적 주택 소유자라는 점이다. 최종 시공사 선정에 있어서 투자 목적 주택 소유자의 의견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절반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는 원주민은 대부분 한남4구역에서 오랜기간 거주한 중‧장년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훈 국민대 부동산법학 겸임교수는 "조합원 가운데 투자 목적 주택 소유자가 많을 경우 철저하게 최대 이익을 내는 시공사를 선호할 경우가 높다"며 "이들은 어느정도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 분담금을 더 많이 부담하더라도 추후 투자수익이 더 나는 방향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남뉴타운 구역별 재개발 추진속도 '제각각'…일부 시공사 선정 마쳐


한편 한남뉴타운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일대에 추진 중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다. 남산 경관 아래 한강변을 따라 위치하며 인근에 부촌단지가 가까워 미래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남뉴타운은 당초 한남 1~5구역으로 계획됐으나, 한남1구역이 2017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돼 현재는 한남 2~5구역으로 조성되고 있다.


한남2구역은 현재는 사업시행인가까지 마친 상태다. 용산구 보광동 272-3번지 일대에 위치하며 면적은 11만4580㎡이다. 여기에 아파트 30개동(1369가구)와 근린상가 등이 들어선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대우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적용해 '한남써밋'으로 재탄생한다.


한남3구역은 가장 먼저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관리처분인가까지 마쳤다. 조합원 수는 3880명으로 가장 많다. 한남3구역은 한남동 686 일원 38만6365㎡ 부지에 최고 22층 높이 아파트 6006가구로 조성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디에이치한남'이란 이름으로 변모시킬 예정이다.


한남5구역은 두 차례의 입찰에도 참여 건설사가 한 곳 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DL이앤씨가 경쟁 입찰없이 수의계약으로 시공을 맡게 될 예정이다. 서울시 용산구 동빙고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3층 공동주택 51개동 259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3㎡당 916만원으로, 한남뉴타운에서 가장 높다.


한남뉴타운 구역별 위치도.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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