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법무법인 세종이 인수합병(M&A) 법률자문 부문에서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자문실적 2위를 차지하며 광장과 태평양 등 경쟁 자문사를 따돌리는 양상이다.
2일 '2024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법무법인 세종은 올해 3분기(7~9월) 6조9404억원의 실적을 쌓으며 법률자문 부문 2위에 올랐다. 이는 딜 완료(잔금납입)를 기준으로,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실적에 반영했다.
3분기만 보면 약 5800억원의 격차로 1위 김앤장 법률사무소(7조5205억원)를 위협하는 모습이다. 이 부문 1위를 독주하고 있는 김앤장이 2위와 자문실적이 1조원 이내로 좁혀진 것은 2022년 리그테이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세종은 3분기 총 25건의 M&A 딜에 법률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7건이 1000억원 이상의 중대형 딜로, 건수와 실적을 고루 챙겼다. 실제로 3위 태평양과 자문 건수는 같지만 실적은 3조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조 단위 딜도 눈에 띈다. 우리금융그룹은 증권 계열사 설립을 위해 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하고 8월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합병 딜의 경우 소멸회사의 자본총계를 실적으로 반영하는데 합병 공시에 기재된 우리종합금융의 자본총계 1조1800억원이 세종의 자문실적으로 집계됐다.
이 외 세종의 주요 자문 건으로는 하나증권이 하나파워패키지를 E1에 매각한 딜에 매각자 측 법률자문을 제공, 8000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하나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인 하나파워패키지를 통해 2014년 SK E&S로부터 인수한 평택에너지서비스·김천에너지서비스·전북집단에너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었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티맥스소프트를 티맥스그룹에 매각한 건(7979억원)과 IMM인베스트먼트가 맥쿼리자산운용에 제뉴원사이언스를 매각한 건(7873억원)도 주요 실적으로 꼽힌다.
3분기 중 M&A 시장에서 화제가 됐던 컴포즈커피의 매각(4700억원) 건도 세종이 자문사로 참여한 딜이다. 2014년 부산에서 탄생한 신생 커피 체인 브랜드인 컴포즈커피는 코로나19 기간 포장판매 유행 트렌드에 힘 입어 가파르게 성장했고, 지난 8월 필리핀의 거대 외식 브랜드 기업인 졸리비그룹에 매각됐다. 매각액이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교촌에프앤비의 시가총액(2151억원)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라 소위 '대박' M&A건으로 시선이 집중된 바 있다.
세종은 3분기에만 6조원대 자문실적을 쌓으면서 경쟁 법무법인 자문사들과의 2위 싸움에서 일찌감치 승기를 거머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이 1분기와 2분기 모두 2위에 오르긴 했으나 자문실적이 각각 3조9058억원, 1조8972억원으로 3위 광장과 접전을 벌이는 형국이었다. 광장의 경우 1분기와 2분기 각각 3조8354억원, 1조5781억원으로 두 자문사 간 실적 격차는 약 39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3분기 광장이 3조97억원에 그치며 4조원 이상 격차를 벌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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