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생명보험업계 톱(Top)2.' 이영종 신한라이프생명보험 사장이 지난해 1월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내건 목표다.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삼성·교보·한화생명의 견고한 3강체제가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만큼 쉽지 않은 목표로 여겨졌다. 이 사장도 '원대한 꿈'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략가'로 통하는 이 사장의 영업력 강화 전략이 하나둘 성과로 이어지면서 목표 달성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다. 절대적 자산 규모 등은 아직 선두그룹에 한참 못 미치지만 순이익이나 CSM(보험계약마진) 부문에서는 존재감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의 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올해 말 대표 임기가 끝나는 신한라이프 등 모두 12곳 자회사가 대상이다.
이 사장의 연임을 두고는 긍정적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 사장이 첫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는데다 경영 성적표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순이익만 놓고 보면 신한라이프는 이 사장 체제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순이익은 지난해 4724억원으로 전년대비 5.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31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4% 늘었다. 올해 들어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회계기준 변경 등 여파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그룹에서 대표적 '전략가'로 통하는 이 사장이 영업력 강화에 힘을 주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본래 신한은행 출신으로 '보험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 대표 등을 지내며 '보험 공부'를 한 시간이 적지 않다.
신한금융은 2019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뒤 2021년 7월 신한생명과 통합해 신한라이프를 출범했다. 2019년 7월 오렌지라이프에 합류한 이 사장은 2021년 대표에 선임됐다. 신한라이프 출범 이후 전략기획그룹장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올해 1월 대표에 올랐다.
이 사장의 영업력 강화 전략의 공식 명칭은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전략'이다. 영업 프로세스 등 혁신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게 전략의 핵심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영업 프로세스를 손봤다.
'사업가형 지점장 도입'이 대표적 사례다. 기존에 정규직 직원이었던 지점장의 지위를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사업가형 지점장으로 바꿨다. 성과 보상으로 영업력을 강화한 덕분에 보험 판매와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신한라이프의 설명이다.
신한라이프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이 사장이 공언했던 '업계 톱2' 목표도 차츰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라이프는 생보업계 3강 체제의 한 축인 교보생명을 순이익에서 크게 따라잡으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교보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4757억원으로 신한라이프(4724억원)와 차이는 33억원에 불과했다.
이 사장은 틈만 나면 '업계 톱2' 목표를 강조한다. 취임할 때는 물론 지난해 4월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도 "신한라이프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회사"라며 "모두 함께 톱2라는 꿈을 실현시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제가 가장 먼저 앞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1966년에 태어난 이 사장은 부산 배정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뒤 미래전략부장, 신촌중앙지점 지점장을 역임했고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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