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통화비서 '에이닷'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자사가 선점한 국내 AI 비서 시장에 경쟁사인 LG유플러스가 당장 다음 달 진출을 예고한 데다 KT도 관련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에이닷'의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달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6월 말까지는 455만명이었지만 2개월 새 45만명 넘게 늘어난 셈이다. 이는 애플의 '아이폰' 사용자에게 인기가 높은 에이닷의 통화 녹음·요약, 통화통역 서비스 등을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단말기에도 확대 제공한 점과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전트 도입 등 대대적 개편에 따른 효과가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의 자체 AI 언어 모델 '에이닷엑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에이닷은 지난해 9월 출시됐다. 이어 10월 아이폰 버전의 에이닷 앱에 통화 녹음·요약 기능을 추가했으며, 12월에는 한·중·일·영어 4개 국어 실시간 통역 서비스인 '통역콜'도 도입했다. 특히 올해 4월에는 애플의 OS인 'iOS'에서만 제공하던 녹음·요약, 통역 등 AI 기능을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나아가 SK텔레콤은 지난달 26일 에이닷 앱의 대규모 업데이트도 진행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에이닷엑스'를 비롯해 챗GPT(3.5 터보·4o)와 퍼플렉시티, 클로드(하이쿠·소넷·오푸스) 등 총 7개 언어 모델을 한 곳에서 이용 가능한 '멀티 LLM 에이전트' 서비스가 주목받았다. 이들 LLM 중 일부는 시중에서 유료 결제 기반이지만 멀티 LLM 에이전트를 사용하면 하루에 지급되는 5000포인트 한도 내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내달 중에는 통화 앱인 'T전화'가 '에이닷 전화'로 이름이 변경되면서 에이닷 앱이 보유한 통화 요약과 통역콜 등 AI 기능이 새로 도입된다. SK텔레콤은 이달 4일 T전화 앱 공지를 통해 "더 좋은 AI 전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iOS 버전의 T전화가 에이닷 전화 앱으로 변경된다"며 "시행 일자는 다음 달 예정으로 상황에 따라 이후 일정으로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이닷 전화는 에이닷과 별개 서비스로 운영된다.
SK텔레콤이 에이닷의 기능·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그동안 자사가 일찌감치 선점해 온 국내 AI 비서 시장에 경쟁사 진출이 임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내달 초 아이폰용 AI 통화비서 '익시오'를 공개한다. 이날 유플러스닷컴에 올라온 익시오의 주요 기능은 크게 통화 녹음·요약,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등 네 가지다. KT도 내부적으로 AI 통화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다.
다만 에이닷의 수익화 방안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AI 비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에이닷 서비스 고도화에 따른 비용 부담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유료화 시점을 에이닷 저변 확대 이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에이닷의 성급한 유료화는) 위험하다"며 "당장 수익을 내는 것보다 많은 이용자 확보에 일단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달 에이닷 앱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넘겼다는 것은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1년 도 안 된 시간에 이룬 성과"라며 "현재 에이닷의 유료화는 진행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닷 자체의 경쟁력이 커진 이후에 수익화 단계로 넘어가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라며 "일단은 에이닷에 차별화한 서비스를 추가하며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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