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미약품그룹 대주주들 간의 분쟁이 잠시 봉합됐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한미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과 대립하던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물러나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가 신임 사령탑에 오르면서다. 이에 더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모녀 편에 서 있는 김남교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가 합류하며 송영숙 회장과 신 회장이 한 발씩 물러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소송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향후 힘겨루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이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31일 오전 방이동 본사에서 각각 제53기, 제16기 정기주주총회(정기주총)를 개최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을 비롯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등의 안건이 상정됐으며 전부 의결됐다. 특히 김남교 대표는 이날 기타비상무이사로 보드진에 합류했다.
한미약품 주총에서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등의 안건이 전부 통과됐다. 특히 사내이사로 합류한 황상연 대표는 앞으로 박재현 대표를 대신해 한미약품을 이끌 게 됐다. 황 대표는 한미약품 사상 첫 외부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총에 대해 분쟁 확전을 원치 않는 양측 대주주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일정 부분 양보를 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분쟁 양상이 더 크게 표면화될 경우 기업가치 저하의 부담이 있을 뿐더러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라는 합의가 큰 틀에서 지켜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 회장은 각을 세웠던 박재현 대표가 교체되고 송 회장 측에서는 김남교 대표가 지주사 이사회에 합류하며 든든한 우군의 영향력이 커졌다.
다만 불안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일각의 평가도 나온다. 모녀 측과 라데팡스가 신 회장을 상대로 약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주요 사업 추진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난해 7월 신 회장의 개인회사 한양정밀이 보유 지분을 담보로 38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모녀 측은 신 회장이 과거 주주 간 합의를 어기고 사실상 지분을 처분한 것이라며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송 회장과 신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라데팡스) 등은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지으며 이사회 구성 및 의결권 공동행사를 비롯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Offer) ▲동반매각참여권(Tag-along right)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소송의 첫 공판은 이달 12일 진행됐으며 다음 기일은 오는 5월로 잡혔다.
이에 시선은 새롭게 한미약품 지휘봉을 잡은 황상연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황 대표가 향후 송 회장과 신 회장의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며 한미약품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미션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제약사인 한미약품을 임직원들과 함께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는 개인적 기대와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외부에서 나오는 기대에 부응하고 우려는 불식시킬 수 있는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율 경영과 관련해 "법적과 상식적 원칙, 고객과 주주 가치에 충실한 역할을 하면 모든 게 부합할 것"이라며 "개정된 상법 취지도 어느 주주에 편향도지 않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다. 임성기 선대 회장님께서 말씀하셨던 인간 존중과 가치 창조의 경영 원칙을 항상 염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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