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국내 GA(보험대리점)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공세를 막아냈다. 소액주주 표심이 회사 측으로 기울며 얼라인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안이 모두 부결되고, 경영진 측 안건만 통과됐다. 이사회 견제 강화와 보수 체계 개편 시도가 동력을 얻지 못하면서, 에이플러스에셋은 사실상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31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에이플러스에셋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정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주요 주주제안 안건이 모두 에이플러스에셋 측 안대로 가결됐다.
이번 주총은 재무제표 승인 안건을 제외한 주요 안건 대부분이 주주제안 대상이 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소액주주 지분이 절반을 웃도는 상황, 표심 향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표 대결 양상으로 전개됐다. 앞서 DB손해보험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보험사 최초로 이사회에 진입한 사례가 있어, 이번 주총 역시 보험업계 내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 확대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로 주목받았다.
이날 주총에서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결과가 최대 관심사로 작용했다. 앞서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이 가결되면서, 2석을 두고 에이플러스에셋 측과 얼라인 측이 각각 2명의 후보를 내세워 표 대결을 벌였다.
에이플러스에셋은 류성경 한국보험학회 이사 겸 한국경영교육학회 이사장과 임규동 회계·내부통제 전문가를 추천했고, 얼라인은 허금주 교보생명 임원과 팽용운 전 신한라이프 GA사업단장을 후보로 올렸다.
투표 결과 얼라인 측 허금주·팽용운 후보는 모두 과반 찬성을 얻지 못했다. 이에 감사위원 추가 선임을 전제로 한 후속 주주제안도 효력을 잃었고, 일반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제경 후보를 포함해 이사회 내 사외이사 3석은 모두 에이플러스에셋 측 인사로 채워졌다.
이어 이사회 운영 구조를 둘러싼 주주제안도 모두 부결됐다. 최대주주인 곽근호 회장이 겸임 중인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출하도록 하는 안건은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이에 대해 보험감독 제도 변화와 디지털 전환 등 경영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결과적으로 기존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판단이 주주총회에서 받아들여진 셈이다.
이사회 내 평가보상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 제안도 같은 흐름에서 부결됐다. 에이플러스에셋 측은 관련 위원회를 설치·운영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이미 마련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에 별도 위원회 설치를 요구한 주주제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역시 부결되면서 곽 회장과 기타 이사의 보수 한도를 분리해 설정하려던 안건도 함께 폐기됐다.
이번 결과는 이사회 구조와 보수 체계 전반에 대한 변화 요구보다 기존 운영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주주들의 판단이 우세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부 주주들이 보수 체계와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관련 논의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얼라인 측 관계자는 "일단 올해 안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발표, 경영권 승계 등 거버넌스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주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핵심사업에 대한 자원 분산이나 이사회의 독립성, 성과보상체계 개편 등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소액주주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남은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본부장은 "주주제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현 경영진에 문제가 있고, 자구 노력만으로는 개선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며 "에이플러스에셋의 경우 DB손보 사례와 달리 이런 인식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데다 소액주주 참여도 활발하지 않아 동의를 끌어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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