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하나카드 사장직은 통상적으로 2년 임기를 모두 채운 후 1년 단위로 연임 여부가 결정됐다. 이를 감안했을 때 올해로 임기 만료를 앞둔 이호성 사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악화된 카드업황 속에서도 두드러진 실적 개선으로 하나카드의 존재감을 키운 성과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역대 하나카드 사장들이 대부분 연임에 성공했다는 점도 이 사장의 연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통합 하나카드의 첫 수장이었던 정해붕 전 사장의 경우 통합 이전 임기까지 포함해 총 4년간 재임했다. 2년 임기 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셈이다. 2016년 뒤를 이은 정수진 전 사장도 2017년까지 기본 임기를 마치고 1년 더 연임했다.
장경훈 전 사장 역시 2019년과 2020년 임기 후 1년 연임이 결정됐다. 하지만 사내 부적절 발언 논란이 커지면서 이듬해 4월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이어 선임된 권길주 전 사장은 유일하게 연임이 불발된 사례다. 고금리 기조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 등 악재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2년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920억원으로 전년대비 23.4% 감소했다.
이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역시 당기순익은 전년대비 줄었다. 다만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올해의 경우 개선세가 뚜렷한 만큼 그간 실적 감소분을 대부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 덕분에 하나금융지주에서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 사장에 대한 함영주 회장의 신임 역시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함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트래블로그 서비스 500만명 돌파 기념 행사에 직접 참여해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임기 종료를 앞둔 카드사 사장 중 이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큰 인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함 회장의 신임에는 이 사장과의 공통분모가 많다는 점 역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 회장은 강경상고 졸업 후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고졸·외부출신'이다. 이 사장 역시 대구 중앙상고를 졸업하고 한일은행에서 금융인의 첫발을 내디뎠다.
함 회장은 이후 하나은행에서 충청영업그룹을 이끌며 영업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 사장은 2019년부터 2년간 영남영업그룹장을 맡아 실적을 끌어올리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로서는 함 회장의 연임 여부가 이 사장의 연임에 가장 큰 변수라는 관측이다. 함 회장이 연임에 무난히 성공할 경우 이 사장 역시 안정적인 경영 지속을 위해 자리를 지키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반대의 경우 이승열 하나은행장부터 연쇄적인 거취 변동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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