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지주의 연말 정기인사가 가까워졌다. 임기만료로 연임과 교체 사이에 선 주요 계열사 CEO의 거취는 금융권 전반의 관심사다. 변화에 초점이 맞춰질 때 차기 CEO로 우선 거론되는 인물은 지주 및 은행 주요 경영진들이다. 어떤 인물이 이동하느냐에 따라 계열사의 방향성과 지주·은행 핵심 경영조직의 밑그림도 달라진다. 딜사이트는 금융지주별로 차기 계열사 사장단 후보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려 한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연말 인사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다.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을 뿐 아니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거취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는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지만 채용비리 판결 등 여전히 상존한 리스크로 인해 CEO 인사도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계열사 14곳 중 총 12곳의 CEO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지난해의 경우 10곳의 CEO가 인사 대상이었다. 이중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3곳 CEO만 교체되고 나머지 7곳은 모두 연임됐다. 그런 만큼 올해 CEO 변동폭은 지난해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은 주로 하나은행 부행장단에서 계열사 CEO를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 현 계열사 CEO 중에서도 이승열 하나은행장을 포함해 7명이 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그렇다고 지주 부사장들 역시 핵심 후보군에서 빠지지 않는다. 당장 김정태 전 회장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이후승 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도 지주 부사장(CFO) 출신이다. 현임 중에서는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사장이 지주 부사장을 겸직 중이다.
현재 하나금융 부사장은 총 10명으로 모두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중 박종무·김영훈·고영렬 부사장은 올해 초 선임된 인물들이다. 박근영 부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하나은행 부행장 겸직 등을 통해 그룹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중 박병준·성영수 부사장이 부각된다.
그룹지원부문장인 박병준 부사장은 2019년부터 지주 임원단에 합류한 최고참이다. 1966년생으로 중대부고와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기업금융부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하나은행에서 점포개발팀, 전략기획부를 거쳐 청파동지점, 서초센터지점, 장안동지점 등지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4년 사무지원부 부장이 되면서 박 부사장의 커리어도 변화를 맞았다. 이후 총무부 부장을 거쳐 2019년 업무지원본부장을 맡으며 은행 내 지원업무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은행장이자 부회장이었던 함 회장과의 본격적인 인연도 이때부터다. 그룹지원총괄 상무로 선임되면서 당시 경영지원부문을 이끌었던 함 회장과 지주 임원으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2021년에는 청라HQ추진단장까지 겸해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이전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2022년 함 회장 체제가 시작되면서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에 선임돼 신임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성영수 부사장은 1965년생으로 동명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상업은행으로 입행 후 1993년 하나은행으로 들어왔다. 서초지점을 비롯해 구로상가지점, 구로공단역지점을 거쳐 인천중기업금융본부, 여신관리부 등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2013년부터는 지점장으로 가산디지털지점, 남산지점을 이끌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외환사업부 부장, 영업1부 부장을 차례로 역임한 후 2020년에는 본부장으로 승진해 경기영업본부를 이끌었다. 2021년 외환사업단장을 맡으며 기업금융 관련 전문성을 다시금 재확인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2022년 하나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돼 CIB그룹을 총괄했다. 지난해에는 지주 부사장까지 맡아 그룹CIB본부를 이끌게 됐다. 하나증권 부사장으로 1년간 IB그룹장을 맡은 것도 이때다. 은행과 증권간 IB 시너지를 키울 적임자로 낙점받으면서다. 올해는 하나은행 기업그룹장을 겸직하며 업무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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