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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도시 된 포항…'일등공신'은 에코프로
최유라 기자
2024.09.02 15:00:18
2년 연속 양극재 생산량 1위…제조 단가·물류비 절감 등 원가혁신
창업주 이동채 "사업이 되면 돈은 따라온다"며 투자 반대 설득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4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내 양극재 공장 자동화 물류창고.(제공=에코프로)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철강의 도시로 익숙한 경북 포항시는 최근 몇년 사이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차전지 산업의 메카'로 주목받는 지역이다. 포항은 지난해 이차전지 특구로 지정된 데 이어 최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포항시를 지금의 이차전지 도시로 탈바꿈 시킨 주역 에코프로는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양극재 생산까지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책임지는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Closed Loop Eco-System)을 포항시에 구축했다.  


지난 30일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내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를 찾았다. 포항캠퍼스에 다다르자 에코프로 가족사의 공장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제서야 15만평(50만㎡)에 이르는 부지 규모가 실감이 났다. 에코프로는 영일만 산단 15만평 부지에 포항1·2·3캠퍼스를 조성한 데 이어 2025년 완공목표로 4캠퍼스도 건설 중이다. 


포항캠퍼스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CAM6(6공장) 물류창고에 들어서니 건물 10층 높이인 25미터(M)의 랙(선박)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이 창고는 1만톤 규모의 양극재와 원재료를 보관할 수 있다. 눈에 띈 것은 5대의 스태커 크래인이였다. 선반에 놓인 1톤 포대를 쉼 없이 운반한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 창고이기에 근무 중인 직원들은 다여섯명에 불과했다. 무인운반차량(RGV)이 6공장과 연결된 레일을 통해 포대를 가져오면 크레인이 이를 선반 위로 옮겨 놓았다. 언뜻 보기에도 10여대의 RGV가 바삐 움직였다. 박동혁 에코프로 수석은 "직원은 테블릿PC로 창고내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직원들은 지게차를 이용해 원재료와 양극재를 트럭에 싣고 내리기만 할 뿐 물류창고의 작업 대부분이 자동화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내 무인운반차량(RGV).(제공=에코프로)

에코프로는 포항캠퍼스의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을 통해 양극재 생산량을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2017년부터 2조원을 들여 16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구축한 까닭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글로벌 삼원계 양극재 시장에서 2022년부터 2년 연속 1위 시장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생산량은 2016년 연 6000톤에서 지난해 말 19만톤으로 증가했다. 당시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이 증명되지 않아 대규모 투자를 두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럼에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데는 에코프로 창업주인 이동채 전 회장의 결단력이 있었다. 이 전 회장은 "사업이 되면 돈은 따라온다"며 반대하는 임원들을 설득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소재 가격의 20~30%를 차지하는 광물 자원은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지만 나머지 가공라인 70~80%는 컨트롤 할 수 있다"며 "포항에 생태계를 구축하자"고 임원들에게 제안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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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구축한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은 제조단가와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데 한몫했다. 실제로 포항캠퍼스에는 양극재를 양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을 비롯 ▲삼성SDI와의 양극재 합작사 에코프로이엠 ▲전구체 원료 및 제품 생산업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산화리튬 제조업체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산업용 산소와 질소를 양산하는 에코프로에이피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하는 에코프로씨엔지 등 총 6개의 가족사가 입주해 있다. 이처럼 제품 제조 설비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설비를 하나의 공간에 집적한 것이다. 무엇보다 양극재 소성 공정에 필요한 고순도 산소와 질소를 생산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캠퍼스 한쪽에 콜드박스라고 불리는 두개의 탑이 공기를 빨아들인 후 산소, 질소, 아르곤 가스를 추출하는 구조로, 이렇게 만들어진 가스는 땅속에 설치한 파이프를 통해 각 계열사로 이동한다. 이 역시 외부에서 가스를 구입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에코프로가 자체 기술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오재영 에코프로 팀장은 "폐배터리부터 양극재 생산까지 이차전지 밸류체인 경쟁력을 갖춘 것이 에코프로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헝가리 등 해외 공장에도 포항캠퍼스의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이식해 가족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순도 산소 및 질소 생산하는 에코프로에이피의 '콜드박스'(제공=에코프로)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에코프로의 직원 수는 3362명이다. 이 중 지방에 주소지를 둔 직원의 수는 총 3017명(89.7%)으로 집계됐다. 출신대학 및 고등학교별로 살펴보면 지방대와 지방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원은 총 2867명으로 전체의 85.3%에 이른다. 이외에 에코프로는 포항 지역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문화예술영재 후원, 혹서기 취약계층 물품 지원, 추석명절 취약계층 후원, 육아응원용품 마더박스 지원사업 등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2022년 9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포항지역이 집중 피해를 입었을 때 10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성금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통해 포항시로 전해져 긴급구호,시설복구, 이재민 생필품 지원, 취약계층 주거안정 등을 위해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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