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지오센트릭이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화학적 재활용'에 대한 투자를 조정한 데 이어, 투자 자산 장부가엔 잇따라 손상차손으로 인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학적 재활용 사업은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취임한 이래 역점 추진해 온 숙원 사업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폐플라스틱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도시 유전'의 포부를 앞세워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투자 가치는 자꾸만 하락하고 있다.
앞서 SK지오센트릭은 2021년부터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위해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해중합)와 영국 플라스틱에너지(열 분해),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등 해외 업체 3곳에 투자해 왔다. 이 중 장부가가 공시되는 곳은 루프가 유일하다.
주목할 점은 SK지오센트릭이 루프에 투자했던 2021년만 해도 해당 업체에 대한 지분율은 10%, 장부가는 31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각각 9.9%와 228억원으로 떨어진 부분이다. 이는 불균등 유상 증자로 지분율이 내려간 데다, 지속 손상 징후가 발생하면서 작년 총 109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한 결과다. 올해 6월 말 기준 루프인더스트리 장부가는 234억원으로, 취득 원가(337억원)의 69.4% 수준이다.
루프 장부가의 손상차손은 해당 업체 주가가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나스닥 상장사인 루프의 주가는 SK지오센트릭이 투자한 이후인 2022년 11월 주당 16달러에 육박했지만 최근 1달러대에서 횡보하는 상황이다. 루프의 공정 가치도 2022년 말 143억원에서 2023년 말 230억원으로 올랐다가 올 6월 말 137억원으로 추락했다. 이와 관련, SK지오센트릭 측은 "고금리로 인한 투자 위축과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의 개화가 지연되고 있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루프의 시장 가치 하락에는 실적 부진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800만원에서 올 1분기 5800만원으로 확대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65억원과 68억원으로 지속 발생했다. 지난해 연간 순손실 159억원을 낸 데 이어, 올해엔 상반기에만 14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 비율은 60%로 여전히 양호한 수치지만, 전년 말(33.9%) 대비 3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이와 함께 SK지오센트릭의 50% 자회사인 퓨어사이클도 올해 상반기 131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루프와 퓨어사이클의 순손실 합은 1470억원으로, SK지오센트릭 투자사들 중 시노펙 다음으로 크다.
SK지오센트릭은 루프 장부가의 손상차손 등으로 회계상 악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투자 자산 장부가는 현재 현금화할 수 있는 가치인데, 루프 지분을 팔아치울 생각도 아니고 그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아 상관없다"고 전했다.
한편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11월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울산에 루프 등 3개 투자사의 기술을 접목한 초대형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ARC)를 짓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5년 완공하고, 상업 가동이 본격화하는 2026년부터 매년 폐플라스틱 32만톤을 재활용할 방침이었지만 6개월 만인 지난 5월 투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SK지오센트릭은 투자 규모는 유지하되 시점적 조율만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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