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최근 글로벌 콘텐츠 제작 유통 기업 플레이그램의 사모 전환사채(CB) 일부를 매입한 뒤 이를 전환 청구해 보통주를 얻은 줌위코리아조합이 사기행위를 저질렀다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전환한 보통주 일부를 개인투자자에게 되파는 과정에서 투자금만 챙기고 주권은 양도하지 않아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줌위코리아조합은 지난 6월 10일 두 차례에 걸쳐 플레이그램이 발행한 50억원 규모의 제30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인수대금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약 45억원을 명동 사채로부터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줌위코리아조합은 열흘이 지난 20일 이 중 약 33억원을 주식으로 전환 청구했다. 나머지는 개인 투자자에게 매각했다. 당시 전환가액은 주당 654원이고 이후 주가는 1295원까지 올랐다.
반등하는 듯했던 회사의 주가는 이내 속절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줌위코리아조합은 CB에서 전환한 주식을 전량 매각했음에도 6월 10일 CB 매입을 위해 빌렸던 사채 상환에 실패했다. 그러면서 전환한 주식을 담보로 내줬고 개인투자자들에게 CB에 대한 주권을 양도하지 못하게 됐다. 투자자들은 조합이 미리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매매대금을 잃게 됐다고 주장한다.
피해 사실을 제보한 A씨는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당시 불안한 마음에 이행확약서까지 받아냈지만 속수무책이었다"며 "양도 받아야 할 CB가 사채 시장에 담보로 잡혔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플레이그램은 코스닥 시장에서 전 영업일 종가 933원을 기록했던 2021년 10월 29일 전환가액 934원에 250억원 규모의 제30회 사모 CB를 발행했다. 인수자는 블루웨일1호투자조합으로 자람어드바이저리와 유상진 전 비덴트 감사가 지분을 출자했다. 해당 CB의 보통주 전환가능기간은 2022년 10월 29일부터 2024년 9월 29일까지 약 2년, 만기일은 2024년 10월 29일이다.
CB 발행 후 회사의 주가는 2021년 11월 26일 장중 최고가인 302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 전환가능기간이 임박한 2022년 10월 28일 종가는 884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CB에 대한 전환 청구 및 조기상환 청구가 이어지며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플레이그램의 주가는 전 거래일(449원) 대비 18% 하락한 431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줌위코리아조합 역시 피해자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플레이그램이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홍보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며 "결과적으로 CB 발행으로 늘어난 부채를 회사 자본으로 전환하며 회사의 재무건전성만 개선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한편 줌위코리아조합은 지난 2일 방송 및 무선통신장비 제조기업 휴림네트웍스가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CB도 인수했다. 휴림네트웍스는 줌위코리아조합을 포함한 세 투자자에게 40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만기는 2027년 8월 2일까지 약 3년이며, 1년 뒤인 2025년 8월부터 전환 청구가 가능하다.
휴림네트웍스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내부에서도 공유된 것이 없다"며 "줌위코리아조합의 CB 인수에 대해선 알려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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