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액토즈소프트가 개발 중인 블록체인 게임 '세라프: 인 더 다크니크'(이하 세라프)가 하반기 실적에 기여할 수 있을까. 이 회사는 정식 서비스에 앞서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는 데다 본사에서 직접 서비스를 하지 않는 사업 구조상 이번 신작이 실적에 기여하는 수준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액토즈소프트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세라프 프로젝트는 액토즈소프트가 실시한 내부 테스트에서도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P2E(Play to Earn·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 장르이기 때문에 향후 수익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반응도 나오는 등 이번 신작에 대한 내부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액토즈소프트가 한동안 게임 개발에 나서지 않고 '미르의 전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로열티 사업에만 의존했던 터라 이번 신작에 공을 꽤 들이고 있다"며 "4년여만에 150억원 가량 투입하며 개발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라프는 액토즈소프트가 지난해 3월 공식 발표한 블록체인 게임으로 이 회사의 손자회사격인 스위스 개발사 액토즈테크AG에서 개발 중이다.
액토즈소프트 안팎에서 세라프에 대한 기대가 높은 이유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개발 지원에 나선 것과도 무관치 않다. 실제 바이낸스 산하 밴처캐피탈 사업부인 바이낸스랩스는 지난달 공식 채널을 통해 자사에서 운영하는 인큐베이션 얼라이언스(게임 부문)에 세라프가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인큐베이션 얼라이언스는 바이낸스가 신생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참여사는 바이낸스랩스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고, 바이낸스의 블록체인과 연계한 서비스형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까진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이낸스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잠재력을 인정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바이낸스 투자 이후 액토즈소프트도 국내를 제외한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액토즈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온라인 간담회(AMA)를 제외하고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하반기부터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이용자에게 게임 안팎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토큰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에어드랍 캠페인 'Starry Journey'을 시작했다. 아울러 오는 8일에는 대만에서 오프라인 행사(밋업)를 예고하는 등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액토즈소프트의 마케팅 활동이 향후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세라프에 대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꺾이고 있다 보니 향후 출시 이후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세라프의 이용자수를 유추할 수 있는 활성가상자산지갑수(UAW)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라프와 연동된 UAW는 액토즈소프트가 온·오프라인 행사 확대, 바이낸스 투자 소식 등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지난달 30일 30만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UAW는 절반 수준인 18만개까지 급감했다.
업계에선 이용자들이 게임 출시 전 무상지급 받은 토큰을 정리하면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 중이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달 26일부터 에어드랍 캠페인 'Starry Journey'로 제공된 토큰을 판매할 수 있도록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공식 판매처에 따르면 판매를 지원하고 일주일이 지난 1일 해당 토큰의 전체 거래액은 1억60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세라프의 출시 일정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실적과 관련해서는 100% (영향력을 가지는) 자회사 관계이기 때문에 연결 기준으로 반영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액토즈소프트는 블록체인 게임(웹3)이 아닌 PC 버전(웹2)의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PC 버전도 실적에 기여하는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C버전의 경우 외부 유통사(퍼블리셔)를 거쳐 서비스하기 때문에 게임에서 발생한 매출이 온전히 액토즈소프트의 실적으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PC버전은 싱가폴의 퍼블리셔 체리크레딧츠가 미국의 밸브 코퍼레이션의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나아가 퍼블리싱 계약의 주체가 손자회사인 액토즈테크AG인 점도 기대 수익률이 낮은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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