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액토즈소프트가 연초 중국 게임사로부터 '미르의 전설(이하 미르)' 라이선스 계약금 410억원을 정상적으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이 회사가 올 3분기 위메이드에 로열티 100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사정을 고려했을 때 유동성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 중이다. 하지만 액토즈소프트는 계약을 맺은 기업이 모회사의 계열사이니 만큼 계약금 정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액토즈소프트의 핵심 사업은 미르 지식재산권(IP)을 중국 현지 개발사에 빌려주는 대신 이용료를 받는 로열티 사업이다. 최근 3년(2021~2023년) 로열티 사업의 매출 비중은 ▲2021년 60.8%(354억원) ▲2022년 58.9%(348억원) ▲2023년 61.0%(545억원)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로열티 사업의 대표적인 예는 지난해 9월 중국 게임사 '란샤정보기술(상하이)'과 체결한 미르2·3 라이선스 계약이다. 해당 계약 규모는 1220억원이다. 란샤정보기술은 계약금을 ▲2023년 12월 20일 200억원 ▲2024년 3월 31일 410억원 ▲2024년 6월 30일 305억원 ▲2024년 9월 19일 305억원 등 총 4차례에 걸쳐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액토즈소프트가 란샤정보기술로부터 받아야 하는 410억원 규모의 2차 계약금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액토즈소프트는 회계장부에 란샤정보기술로부터 받지 못한 로열티 계약금을 미수금으로 분류했는데, 미수금과 계약금 사이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

미수금 추이를 보면 액토즈소프트는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말 1004억원의 미수금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체 계약금이 1220억원이었던 것으로 고려하면 1차 분할 계약금 200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미수금은 89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3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2차 계약금 41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미르 IP에 대한 계약금 지연 상황은 액토즈소프트의 채권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가 란샤정보기술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기타채권 규모는 올 1분기 833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동일하다.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지급하기로 한 2차 분할 계약금 305억원도 지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다 보니 액토즈소프트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관측도 일각서 제기되고 있다. 이 회사가 미르 IP 계약금을 근거로 위메이드에 1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것인데 정산 시기가 어긋나면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내 경제적,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지 IT 기업들도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 게임 시장이 부진한 점도 계약금 정산이 미뤄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계약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시 규정 상 계약 진행 상태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설명해 드리기는 어렵다"며 "계약 대상인 란샤정보기술이 모회사인 성취테크놀로지과 최상위 지배기업인 세기화통의 계열사이기 때문에 계약금 지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