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액토즈소프트가 지난해 위메이드와 5000억원 규모의 '미르의 전설(이하 미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독점권을 확보했지만 법적 공방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에선 저작권과 별개로 2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집행이 남아있는 터라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20여년간 미르 지식재산권(IP)을 두고 벌이는 소송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양사가 지난해 8월 체결한 미르 라이선스 계약을 계기로 마무리 되어 가는 소송들이다. 해당 계약은 액토즈소프트가 미르 IP에 대한 사업 독점권을 갖는 대가로 위메이드에게 5년간 매년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라이선스 계약 이후 액토즈소프트 측은 위메이드 측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침해금지 소송(2021민민초08호) 등을 취하했다. 위메이드 측 역시 액토즈소프트를 상대로 건 예금채권 가압류 신청을 취하하는 등 대부분 소송이 종결돼 가고 있다.
다른 하나는 위메이드가 액토즈소프트를 상대로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제기한 건과 관련된 소송이다.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가 2017년 중국 성취게임즈(옛 샨다게임즈)와 체결한 미르2 소프트웨어라이선스계약(SLA) 연장이 자사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해당 계약의 무효를 주장 중이다. ICC 중재법원은 위메이드의 주장을 받아들여 액토즈소프트 측에 총 257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액토즈소프트가 올해 1월 ICC 중재법원의 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취하하면서 해당 판정도 확정됐다.
눈에 띄는 점은 ICC 중재법원의 판결문이 확정된 이후 행보다. 위메이드는 ICC 중재법원의 판정이 확정된 직후 이를 근거로 액토즈소프트에게 934억원 규모의 보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액토즈소프트가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액토즈소프트가 법적 대응에 나선 이유는 900억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급하기엔 유동성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3월말 기준 액토즈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16억원, 영업 활동으로 회사에 유입된 현금도 같은 기간 170억원에 불과하다. 위메이드에 보상금을 지급하기엔 경영 사정이 빠듯하다 보니 액토즈소프트도 반격을 꾀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위메이드가 주장하는 SLA 연장의 무효성이 중국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2021년 액토즈소프트와 성취게임즈가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 연장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ICC 중재법원과 최고인민법원의 의견이 상충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집행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액토즈소프트의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도 국내 법원이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 간 법적 소송에 대한 최종 판단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대법원이 두 회사가 제기한 소송들에 대해 해외 기관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내용을 밝힌 것과도 무관치 않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위메이드가 제기한 계약무효확인 등 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2021다215978)을 통해서는 ICC 중재법원의 판정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5월 액토즈소프트가 제기한 저작권침해정지 등 청구의 소에 대한 판결(2020다250585, 2020다250561)로는 저작권 침해지인 중국 현지 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임 전문 변호사인 이철우 변호사는 "위메이드가 제기한 소송의 최종판결(2021다215978)은 ICC 중재판정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ICC가 연장계약을 무효로 하고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에 약 250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려 위메이드의 완승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반대로 그 뒤에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선고(2020다250585, 2020다250561)는 액토즈소프트가 패소했던 2심 판단을 뒤집고 파기환송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ICC 중재판정이 바로 국내에서 효력을 갖는지에 대해서도 해석이 이뤄져야 하는 등 사정이 있다"며 "위메이드 측에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긴 하나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으로 결국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아직 최종적인 해석을 내린 상태가 아니다"고 부연했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위메이드와는 정산할 부분에 대해서 마무리를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양사 관계가 다시 틀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저작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으로의 분쟁은 피하자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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