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업계의 재무전략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고금리 기조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이 이어진 데다, 지속된 경기침체 영향으로 연체율이 뛰면서 건전성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CFO(최고재무책임자)의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도 악화된 본업(신용판매) 수익성을 감안하면 성장을 위한 투자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딜사이트는 주요 신용카드사들의 CFO를 만나 올해 재무·경영전략의 방향성을 들어본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삼성카드는 지난해 국내 신용카드사 가운데 가장 건실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고금리로 카드사에 불리한 업황이 지속됐지만 내실 경영기조를 앞세워 선제적으로 수익구조 효율화에 나서면서다.
올해 1분기 역시 마찬가지다. 당기순이익은 올해 1분기 17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3% 늘었다. 이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보다 가파른 증가세였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개선에 지속적으로 집중해온 결과로 풀이된다.
하반기 역시 이같은 효율성 중심의 경영기조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태선 삼성카드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26일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내실경영 기조하에 이익 중심 전략을 추진해 '수익성'과 '건전성' 목표를 동시 달성한 것이 지금까지의 주요 성과"라며 "하반기에는 여기에 더해 리스크 제고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 21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재무·영업 등 전반적인 사업 방향성을 확정지었다.
삼성카드가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비용 효율화다. 특히 자금조달 비용 확대를 최소화한 것이 주요했다. 코로나19(COVID-19) 시기에 저금리로 조달한 장기차입금이 고금리 환경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김 부사장은 "장기물 중심의 자금조달과 만기 분산, 조달 수단 다변화 등을 고루 시행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와 비교하면 삼성카드의 조달비용 관리능력은 특히 눈에 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이자비용 증가폭은 전년동기대비 2.1% 수준에 그쳤다. 반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10% 이상씩 늘었다. 현대카드의 경우 이자비용이 30% 가까이 급증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조달금리 변화 추이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총차입금 기준 올해 1분기 삼성카드의 조달금리는 2.88%로 지난해 4분기 대비 0.04%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신규 차입금 조달금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4.42%에서 올해 1분기 3.84%로 오히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 자금조달 시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보다 양호하나 여전히 안심하기 이르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기준금리 인하 시작 전망으로 회사채 발행 등 조달 여건 자체는 나아졌다"며 "다만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시장 변화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조달 뿐만 아니라 리스크 관리 역시 카드사 중에서 앞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실질연체율은 1.16%로 지난해 4분기 1.27%보다 낮아졌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초 이후 1.2%대의 연체율을 넘어서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건전성 관리를 강화했다"며 "현 수준에서 더 악화하지 않도록 연체율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1993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줄곧 경영기획·관리 영역에서 경력을 이어왔다. 2015년 경영관리 파트장을 거쳐 2018년 상무로 지원팀장 자리를 맡았다. 이후 삼성생명에서 FC지원팀장, GA사업부장, CPC기획팀장을 거친 후 2022년말 금융신사업본부장으로 삼성카드에 새둥지를 틀었다. 올해부터는 경영지원실장(CFO)으로 삼성카드의 살림을 총괄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삼성카드는 내실 경영 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는 카드업권내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그 핵심으로 꼽은 부문은 플랫폼과 데이터다. 김 부사장은 "금융업 경계가 없어진 상황에서 플랫폼과 데이터 경쟁력은 필수"라며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 모니모와 블루데이터랩을 통해 차별적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리스크 관리 및 안정적인 자금조달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머신러닝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는 등 자체 사업자 전용 평가모형으로 리스크 변별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목표다.
자금조달 역시 만기 분산에 중점을 둔 조달 전략을 유지하며 비용 절감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차입금은 17조1270억원으로 회사채를 비롯해 장기CP(기업어음), ABS(자산유동화증권), 장단기 일반대출로 구성돼 있다.
김 부사장은 "현행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조달 수단도 다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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