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입성에 성공한 사모펀드운용사(PEF)로 지난해 말 국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운용규모(AUM, 6조4758억원)를 자랑하고 있다. 회사가 현재의 위용을 갖추도록 이끈 이는 올해 만 67세를 맞이한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이다.
그는 3년 뒤 70세가 된다. 현재 늦깎이 승계 작업을 준비하는 김영훈(72) 대성그룹 회장과 겨우 5세 차이다. 아울러 지난해 8월 86년생인 차남 도재원(38) 씨가 스틱벤처스에 합류하며 도 회장 아들들의 경영승계 작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조업에 기댄 성장의 20년
1957년생인 도 회장은 1982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제일종합금융에 입사해 기업분석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다양한 금융사를 거치며 경험을 쌓다 1996년 ㈜스틱을 설립했고 3년 뒤인 1999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전신격인 스틱IT벤처투자를 설립했다.
디피씨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초창기 도 회장이 직접 유한책임투자자(LP)를 찾아다니며 인연을 맺었다. 디피씨는 1982년 동양전원공급주식회사로 시작했으며 전자레인지용 고압트랜스를 제조해 판매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었다.
회사는 1996년 별도기준 매출액 505억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도 회장이 디피씨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기 직전인 2002년 말 매출액은 1114억원까지 늘어났다.
도 회장은 2003년 본인 포함 14명의 회사 관계자들과 힘을 모아 한선운 디피씨 당시 대표 외 13명이 보유한 회사 지분 48.33%를 인수했다. 그의 최대주주 등극으로 '도용환(9.42%)→디피씨→㈜스틱→스틱인베스트먼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처음 만들어졌다.
도 회장이 디피씨의 지분을 인수한 것은 당시 제조업에서 창출한 현금성자산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투자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시장이 지금보다 척박했던 당시 도 회장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투자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2010년 디피씨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인 ㈜스틱을 흡수합병했다. 스틱이 보유한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 역시 디피씨 손에 들어오며 디피씨의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은 40%에서 80% 이상으로 증가했고 2012년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며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배보다 커진 배꼽…흡수합병으로 우회상장
도용환 회장이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디피씨의 흡수합병을 계획한 건 최소 12년 전의 일이다. 디피씨가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흡수합병 하기 직전인 2010년 디피씨의 매출액은 374억원으로 전년(451억원) 대비 17.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2억원에서 8억원으로 급감하며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반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같은 시기 매출액 266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하며 모회사 대비 준수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국내 제조업 시장의 업황 부진과 투자 시장의 확대가 서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든 원인이 됐다.
디피씨의 매출액은 10년이 지난 2020년 매출액 396억원, 영업이익 15억원으로 정체돼 있었다. 성장을 계속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매출액 444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모회사에 '흡수합병 당하는' 방식으로 한 단계 진일보를 결정했다.
디피씨는 이듬해인 2021년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변경하도록 결정했다. 당시까지 비상장기업이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때 흡수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국내 최초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PEF가 됐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합병을 추진하는 동시에 제조사업 부문을 분할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100% 자회사로 '신설법인 디피씨'를 설립해 제조 관렵 사업 분야를 떼어냈다.
준비 작업을 마친 회사는 2022년 3월 디피씨를 어플라이언스히어로와 어플라이언스챔피언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두 법인 모두 TS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디피씨를 분할매각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정한 'PEF 전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가도 사모펀드 운용사는 공시대상 기업 집단으로 선정하지 않는다는 게 PEF 전업집단의 골자다. PEF 전업집단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금융회사만 기업집단에 있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증시에 입성하면 향후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투자재원 유치가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며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우회상장은 도 회장이 예전 모회사와 흡수합병 하기 전부터 장기간 계획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분할 매각으로 PEF 전업집단으로 분류돼 자산규모 5조원이 넘어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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