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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 IPO기업 또 있다…예상 매출 뻥튀기
정동진 기자
2023.11.20 06:15:13
②큐리옥스·아이씨에이치, 미래 매출 과장 '의혹'…기술특례상장 개선 지적도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1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남용 큐리옥스 대표가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제공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파두의 저조한 실적 발표가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파두와 비슷한 시기 상장한 기업들 역시 예상 매출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기업공개(IPO) 기업의 실적 전망치 '뻥튀기'를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의료장비 전문기업인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큐리옥스)는 파두가 증시 상장한 뒤 3일이 지난 8월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큐리옥스는 파두와 마찬가지로 7월 이후 상장해 반기보고서 제출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상장 절차가 결산기한인 8월14일을 넘기지 않아 거래소로부터 반기보고서 제출 요청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 큐리옥스·아이씨에이치 추정 매출 뻥튀기…절반도 달성 못해


큐리옥스는 7월26일 제출한 투자설명서에서 회사의 2023년 추정 매출액을 136억원으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는 기기 99억원, 플레이트 7억원, 부속품 15억원, 기타제품 13억원의 매출이 각각 발생할 것으로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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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달 10일 발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큐리옥스는 올 3분기까지 4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분기 매출은 22억원이지만 2분기 매출은 15억원, 3분기 매출은 6억8000만원으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상장 전 추정치인 136억원의 연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4분기에 92억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예측치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파두·큐리옥스·아이씨에이치 매출 비교. (출처=증권신고서)

2022년 7월 말 상장한 첨단 회로소자 전문기업 아이씨에이치의 경우도 실적 부풀리이 의혹을 받는다. 아이씨에이치는 2022년 상장 당시 당해 매출이 785억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228억에 그쳤다. 2023년 매출 또한 1183억의 예상치를 내놨지만 반기 기준 매출이 156억에 불과한 상황이다. 아이에이치씨 역시 파두, 큐리옥스와 마찬가지로 상장 과정에서 반기보고서 제출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


◆ 예측치와 실제 매출 괴리 지나치게 커…기술특례상장 제도 허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기업들이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으로 인해 미래 실적 예측에 실패했다고 주장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기업의 매출 예측치와 실제 매출의 괴리율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두 기업들의 연 매출 추정 시점이 6~7월께라는 점도 눈에 띈다. 제조기업들은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리드타임(상품의 주문일시와 인도일시 사이에 경과된 시간)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제조업 회사들은 발주상황이나 계약상황을 통해 당사의 매출 추정치를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1년의 절반이 지난 6~7월 경에는 기업의 한 해 농사에 대한 윤곽이 상당부분 그려지는 셈이다. 실제 매출과 큰 차이를 보이는 큐리옥스나 아이에이치씨의 매출 예상치가 의도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큐리옥스나 아이씨에이치처럼 미래 매출 예상이 크게 빗나가더라도 상장사나 주관사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 이에 상장 후 주식을 매수한 일반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부풀려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을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 성장 특례제도가 유의미한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도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 탓이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들은 상장한 해를 포함해 매출 기준은 5년간, 손실 비율은 3년간 유예돼 해당 기간동안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다.


◆ 거래소, 기술특례상장 규제강화 딜레마…금감원 개선안, 시장반응 '냉담'


파두 사태 이후 해당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한국거래소는 당혹스러움을 표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취지가 높은 기술력을 가졌지만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의 성장을 돕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실적에 대한 기준이 현재보다 엄격해진다면,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증시에 입성한 대부분의 기업을 관리종목 대상으로 지정해야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뻥튀기 예측'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파두는 지난 8일 3만4700원이던 주가가 16일 종가 기준 1만8500원까지 떨어졌고, 큐리옥스는 고가 대비 62% 떨어져 16일 종가 기준 2만6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씨에이치는 상장 당시 주가가 9000원(무상증자 증가분 환산)이었으나 16일 종가 기준 4960원으로 45% 하락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 방안' 후속조치로 특례 상장 기업의 실적 추정 관련 증권신고서 및 사업보고서 서식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상장 이후 사업보고서상의 추정치와 실적치를 비교 기재해 괴리율이 10%가 넘을 경우 발생원인 등을 상세하게 기재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미래 실적 추정에 대한 실질적 제재안이 포함되지 않아 반쪽짜리 개편안에 불과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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