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디지털대성의 베트남법인이 5년째 적자의 수렁에 빠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교육기관 대상으로 진행하던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접은 데다 2020년부터 추진해온 현지 국제학교 개교도 불투명해진 까닭이다. 이에 시장에선 디지털대성이 불확실한 국제학교 사업에만 의지하기보다 스마트 학습 등 다른 영역으로 눈을 돌려 현지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대성은 2018년 베트남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해외사업에 진출했다. 국내 학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이 높은 교육열과 가파른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었던 까닭에 이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동력 마련에 나선 것이다. 당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0년만해도 베트남 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 지출이 평균 129달러였지만 2018년 287달러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디지털대성은 먼저 베트남법인을 통해 미국 온라인 교육기업인 '르네상스러닝'의 영어 독서 프로그램을 현지 국제학교 및 사립학교에 판매하는 B2B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대면 수업이 어려워지면서 해당 제품의 매출이 급감했고 이에 디지털대성은 2년 만에 이 사업을 접게 됐다.

이후 2020년 6월 디지털대성은 미국 명문 사립학교 채드윅과 손잡고 베트남에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주재원 등 외국인 거주자가 증가한 데다 현지인들의 교육열도 높아지면서 베트남 내 국제학교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설립 추진 초기 회사 측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접해있는 신도시 에코파크에 채드윅 국제학교를 설립해 2022년에 개교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또한 향후 국제학교를 통해 500억원의 매출과 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국제학교 개교가 불투명해졌단 점이다. 게다가 사업이 미뤄지는 과정에서 채드윅과의 협약도 무산됐다. 이에 베트남법인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매년 1~2억원 가량의 적자를 지속해온 상태다.

이에 시장에선 디지털대성이 국제학교 설립 외 다른 사업으로 현지시장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매출 다각화가 필요한 만큼 국제학교 사업에만 의지해선 안된단 이유에서다. 

시장 관계자는 "이미 디지털대성은 국제학교 개교를 2022년에서 올 하반기로 한차례 미뤘다"며 "새 파트너를 아직 찾지 못한 만큼 개교 시점은 불투명하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베트남은 교육열도 높고 경제 성장도 지속하고 있어 국제학교 외 다른 교육 분야에서도 사업 기회가 많다"며 "적자만 내기보다 다른 사업으로도 발을 넓혀 해외 사업의 발판으로 삼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지털대성 관계자는 "베트남 국제학교는 현재 운영파트너 선정 과정에 있다"며 "국세청 세무조사와 긴 연휴 등으로 일정이 다소 지연돼 개교 시점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영파트너 선정 후 교육제공 라이선스까지 발급 받으면 공시를 통해 알릴 예정"이라며 "이 때문에 현재 베트남법인의 수익성 회복 시기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