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나라셀라가 직영점, 가맹점 확대 등 판매 구조 다변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와인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자비 등 제반 비용 부담 확대로 올 상반기 이 회사 순이익이 90% 가까이 악화된 까닭이다. 이에 나라셀라는 직접판매(직판) 중심의 유통망을 구축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겠단 계획이지만 시장은 와인 수요 둔화로 단기간 내 수익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라셀라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전년 동기(53억원) 대비 88.7% 줄어든 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률도 같은 기간 10.1%에서 1.3%로 8.8%포인트 하락했다. 와인 시장 침체로 이 회사 매출이 16%(524억원→440억원) 감소한 가운데 고정비 절감에도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실제 한국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와인 수입액은 2억7390만달러(한화 3647억원)로 작년 연간 수입액(5억8136만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엔데믹에 따라 거리두기 정책과 함께 확산된 '홈술' 트렌드가 약화된 데다 와인 시장 확대를 견인한 2030세대의 선호 주종이 위스키로 옮겨가면서 관련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또한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역시 상대적으로 고가인 와인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나라셀라는 마케팅 비용(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을 전년 동기 대비 45.4%(8억8507만원→4억8361만원) 줄이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위탁판매 수수료 등 지급수수료와 인력 채용에 따른 복리후생비가 증가하면서 고정비 절감에는 실패했다.
여기에 와인 복합문화공간인 '도운' 오픈을 위해 단기차입금을 늘린 것 역시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나라셀라의 단기차입금은 92억원으로 작년 말(76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산업은행에서 5.08%와 5.46%의 이자율로 각각 25억원을 빌렸고, 하나은행에선 5.07%의 이자율로 24억원을 차입했다. 그 결과 나라셀라의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23.4%(6억원→15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나라셀라는 이에 직판 중심의 판매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위탁판매에서 직판 중심으로 판매망을 바꿀 경우 위탁 판매시 지불해야 할 수수료가 줄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달 초에는 와인아울렛인 '와인픽스 청담점'을 오픈했고 하반기 중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를 포함해 총 두 곳에 직영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소매점의 가맹점화도 추진 중이다. 관계사인 와인원을 통해 '일킬로미터 와인'이란 주류 주문·픽업 플랫폼을 운영 중인데, 해당 플랫폼과 계약돼있는 소매점을 가맹점화 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각 소매점에서 자사 제품 비중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다만 시장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와인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나라셀라의 수익성 개선 역시 쉽잖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와인, 위스키 등 비교적 높은 가격대의 주류가 인기를 끌었지만 엔데믹 전환에 더해 물가가 올라가면서 인기가 시들해진 게 사실"이라며 "하이볼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위스키와 달리 와인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단기간 내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셀라도 위스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곤 있지만 여전히 주력이 와인인 만큼 관련 수요 회복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직판 구조를 확대하면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게 되는데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전체적인 와인 수요가 살아나야 직판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이룰 수 있단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라셀라 관계자는 "와인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된 상태지만 다가오는 추석과 연말 시즌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 중"이라며 "올 상반기 작년 대비 이익률이 떨어진 건 회사 성장에 따라 인력 확보 등 조직 세팅을 진행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정도 매출만 회복된다면 하반기 손익 부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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